ADVERTISEMENT

[K-리그] 6만747명 신기록, 상암벌 꽉 채운 어린이의 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0면

FC 서울의 데얀

5일 어린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프로스포츠의 신기원이 열렸다. FC 서울과 성남 일화가 일전을 벌인 K-리그 11라운드 경기, 후반 20분쯤 ‘입장관객수 6만747명’이란 글귀가 전광판에 새겨졌다.

1982년 프로야구가 출범한 이래 한국 프로스포츠 단일 경기 최다관객 기록이 경신되는 순간이었다.

종전 기록 역시 2007년 4월 8일 FC 서울이 세운 5만5397명이었다. 6만6800석 수용의 서울월드컵경기장에 6만 명 이상 팬이 모이기는 2007년 6월 2일 축구대표팀이 네덜란드와 치른 평가전 이후 2년11개월 만이다.

서울은 올 시즌 홈 5경기 만에 20만 관중을 돌파했다. 평균관중 4만511명. K-리그 역대 최다기록이자 축구대표팀의 최근 홈 5경기 평균관중(3만3000명)보다 많은 수치다.

6만 관중의 함성은 최근 무기력해진 서울 선수들을 달리게 했다. 2연패를 당한 서울은 이날 성남을 4-0으로 완파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7일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특급 공격수 데얀은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어린이 팬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전반 20분 데얀이 선제골을 터뜨리자 신태용 성남 감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신 감독은 3일 서울과의 빅매치를 앞둔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데얀이 우리와의 경기에 나온다는 얘기를 들었다. 솔직히 (최근 당한) 부상 여파가 좀 더 길어졌으면 하고 바랐다. 데얀이 가장 경계할 선수”라고 밝혔다. 불길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데얀은 후반 24분과 31분 추가골을 넣으며 성남을 침몰시켰다. 후반 47분에는 이승렬의 골까지 도왔다. 어린이날 상암벌 잔치는 데얀의 완벽한 원맨쇼였다.

데얀은 “그동안 만원 관중으로 들어찬 야구장이 부러웠다. 오늘 팬들의 성원이 힘이 됐다 ”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수원 삼성엔 우울한 어린이날이었다. 수원은 대전 시티즌과의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1점을 얻어 최근 6연패에서 벗어났지만 홈에서 반전을 노리던 차범근 수원 감독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운도 따르지 않았다. 후반 16분 김대의가 얻은 페널티킥 찬스에서 주닝요의 킥이 대전 골키퍼 양동원의 선방에 막혔다. 왼발킥이 좋아 프리킥, 코너킥 전담 키커로 나서는 주닝요도 팀의 하락세를 막지 못했다.

차범근 감독은 “득점력이 떨어져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또 놓쳤다. 하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무실점 경기를 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관우의 플레이에서 희망을 봤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장치혁 기자


◆전적(5일)

강원FC 1-2 인천 유나이티드

전남 드래곤즈 3-2 전북 현대

FC서울 4-0 성남 일화

수원 삼성 0-0 대전 시티즌

경남FC 0-1 부산 아이파크

제주 유나이티드 1-0 대구FC

포항 스틸러스 1-1 울산 현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