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전, 차량 제어해주는 시스템 곧 도로에 깔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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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앞으로 자동차는 가정에서 사용하는 가장 커다란 전자제품이 될 겁니다.”

세계 3위 자동차부품업체인 독일 콘티넨탈사의 아시아태평양 총괄 디트마 심슨(47·사진) 사장이 3일 한국을 찾았다.

그는 “앞으로 하이브리드차 등 자동차의 전자화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특히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안전시스템의 전자 기술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 기술 개발이 더딘 전기차보다는 하이브리드차의 보급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심슨 사장은 세계 자동차 산업의 기술 동향을 크게 4가지로 분류했다. ▶사고나 상해의 감소를 위한 안전 시스템 ▶유해가스와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줄이는 에코 드라이빙 ▶꼭 필요한 기능만 단 초저가차 ▶무선 인터넷과 연동되는 지능형 차량 정보시스템이다.

그는 “안전시스템은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요 관심사”라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량용 센서뿐 아니라 사고 직전에 차량을 제어하는 무선 시스템이 조만간 도로에 깔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슨 사장은 금융위기 이후 독일 자동차 산업은 더 번성하고 미국 자동차 업계는 내리막을 걸은 데 대해 “독일 업체들이 긴 안목에서 기술 혁신에 도전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은 단기 실적이나 재무 개선에 치중해 핵심 기술을 키우는 데 소홀했다는 설명이다. 부품 산업의 경쟁력도 명암을 갈랐다고 진단했다. 그는 “독일의 부품업체 엔지니어는 자동차 업체 연구원과 대등한 급여를 받기 때문에 우수 인력이 끊임없이 유입된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에 대해 그는 “2000년 이후 가장 급속도로 발전한 자동차 업체”라며 “최근 10년간 생산 규모가 300만 대 이상 증가하면서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들 사이에 가장 중요한 완성차업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콘티넨탈은 벤츠·BMW·아우디 등 20여 유명 자동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한다. 2008년 프랑스의 2차전지 업체를 인수해 지난해 벤츠 S클래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급했다. 지난해 매출액(타이어 포함)은 38조원(240억 유로)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현대차의 최고급 모델인 제네시스·에쿠스에 에어 서스펜션과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레이저로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 조절해 운행케 하는 장치)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차 외에 기아·쌍용·GM대우 같은 국내 회사들도 고객이다. 주로 자세 안전장치(ESC)와 에어 서스펜션, 레이터 크루즈 컨트롤 등을 공급한다. 올해 한국 매출 목표는 3000억원이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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