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자 한갑수옹 숙환으로 별세

중앙일보

입력

평생 한글 사랑에 힘써 온 원로 한글학자 한갑수씨가 21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91세.

고인은 무려 37년간 KBS 라디오를 통해 '한글 바로 사용하기'를 강의해 온 것으로 유명하다. 1945년부터 82년까지 방송된 '바른 말 고운 말'프로그램이 그것이다. 40대 중반 이후의 세대들에게 이 프로그램은 우리말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 '추억의 방송'으로 기억된다. 고인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올바른 한글 사용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게 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1913년 경기도 가평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창고등학교를 마친 후 일본 메이지대 법학과와 미국 유니언대학교 대학원 등을 나와 서울대.중앙대 교수, 한글학회 회장, 한글재단 초대 이사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는 '원본 훈민정음 풀이''바른말고운말사전''국어대사전'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한상대 명지대 교수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 병원, 발인은 24일 오전, 장지는 경기도 미금시 금곡동 선영.

배영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