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 대전] 미 공습 1주…제대로 때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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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지난 7일부터 이어진 미국과 영국군의 공습으로 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가족 7명이 사망하고 탈레반의 방공망 및 주요시설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다음달께 미군이 외국인으로 구성된 탈레반의 정예 공격부대인 제55여단을 공격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지가 14일 전했다. 미 국방부는 13일 공습으로 카불과 탈레반 거점도시인 칸다하르.잘랄라바드 등의 공항과 방공기지.훈련캠프.방송시설,탈레반 최고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의 주거지 등을 폭파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일간 '뉴스'도 칸다하르의 군사시설과 오마르의 주거지 폭격으로 오마르 일가족 7명이 사망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12일 칸다하르에서 오마르의 차남이 숨진 것을 비롯, 11일에는 그의 장남과 계부가 사망했다. 이밖에 오마르의 네명의 부인 중 한 명과 그 딸, 처제와 다른 친척 한명도 숨졌다. 또 연일 계속되는 공습으로 탈레반의 사기도 떨어져 사단장을 비롯한 4천여명의 사단병력 전원이 지난 13일 북부동맹 반군에 귀순했다고 북부동맹의 라시드 도스톰 장군이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공습으로 파괴된 것들이 '교란용(decoy)'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이들은 미그전투기와 같은 탈레반 목표물들이 사진으로 보면 너무 공습에 취약한 상태로 비행장 등에 놓여 있었기 때문에 교란용이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 정보관리를 지낸 앤서니 코즈먼 국제전략연구소(CSIS) 수석연구원은 "사진들은 임무가 성공적이기 때문에 선택되므로 (사진들로)성과를 추측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덧붙였다.

한편 탈레반측은 현 단계에서는 어떠한 외부의 도움 없이도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이슬람권의 무자헤딘 용병들을 되돌려 보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코하트.와지리스탄 자치구역 등 18개 지역에서 국경을 향해 출발한 무자헤딘 2천여명이 그대로 돌아왔다고 파키스탄 언론들이 밝혔다.

또 아랍에미리트의 자치구역 군벌 하지살라마트 칸 오라카지가 제안한 6천만루피(미화 1만달러)상당의 중화기와 군 자금도 현단계에선 필요없다고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은 대신 서방기자들을 초청해 미국의 공습으로 잘랄라바드 서쪽 40㎞ 떨어진 카담 마을에서 1백60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고 미국의 공습이 군사목표물이 아니라 민간인을 살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은 13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스마트탄이 목표물을 빗나가 민간인 거주지역에 떨어졌음을 시인했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13일 이 사실을 시인하고 유감을 표명했으나 어떤 형태의 무기가 사용됐고 민간인 피해규모가 어느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미 CNN방송은 미국 해군기가 카불공항에 계류해 있는 헬리콥터를 겨냥해 레이저로 유도되는 스마트탄을 발사했으나 목표물을 벗어나 1.6㎞ 떨어진 민가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인 압둘라 라덴(18)은 "아버지가 서방에 절대로 잡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압둘라 라덴은 13일 영국의 선데이 미러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가 3백명의 호위병들과 함께 아직 아프가니스탄에 은신해 있다"고 주장했다.

정재홍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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