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 "일총리 국회방문 몸으로 막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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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나라당 일부 의원이 15일 오후로 예정된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국회 방문을 저지하겠다고 나섰다. 박명환(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장).이재오(원내총무)의원 등은 고이즈미 총리가 국회를 방문할 경우 이를 반대한다는 피켓을 들고 국회 현관문 또는 의장실 입구를 막아서는 '인간자물쇠'시위를 벌이겠다고 14일 예고했다.

朴.李의원은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과 남쿠릴 열도에서의 한국 꽁치 조업권 제한 문제에 대한 사과, 또는 철회 등의 의사 표시가 없이 일본 총리가 국회에 들어올 수는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고이즈미 총리의 국회 입장을 막을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30~40명의 의원들이 자기들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했다.

박명환 위원장은 그러나 이날 밤 고이즈미 총리의 국회 방문이 취소될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곤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 총리의 방문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충분하다"며 "앞으로도 고이즈미 총리를 국제외교에서 고립시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같은 당 권철현 대변인은 "일본 총리의 방한을 반대하는 것은 당론이지만 국회 방문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것은 당론이 아니다"고 말했다.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은 "국가간 외교를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된다"고 논평했고, 자민련 김학원 총무도 "물리적으로 저지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고정애.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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