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택시 영수증 발급기 설치 꼭 시행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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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10일자 '쓴소리'난에 실린 '택시 영수증 발급기 설치 왜 고집하나'제목의 기사는 미터기와 연동되는 영수증 발급기를 설치하도록 한 서울시의 처사를 비판했다.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힘들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영수증 발급기를 설치해야 한다면 그것은 반드시 미터기와 연동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터기와 상관없이 요금이 더 많이 찍힌 영수증을 달라고 하거나, 심하면 영수증을 한 장 더 달라고 하는 승객이 있을 것이다. 이럴 경우 운전기사가 승객의 요청을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가 서로를 믿어 인간다운 신뢰성을 유지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때로는 인간이 인간을 신뢰할 수 없게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제도적.물리적으로 타락과 유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해 시행하는 것이다.

타락하도록 유혹하고 불신을 가중시키는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무리 비용이 덜 들더라도 결국 훨씬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하는 불씨가 된다. 그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박소동.서울 종로구 구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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