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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현장 이 문제] "인천사람이 인천공항까지 2시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인천 사람이 인천국제공항 가는 데 2시간 이상 걸려서야 되겠습니까.”

인천시 중 ·동구 주민들은 인천공항을 오가는 버스가 없어 시내버스나 전철을 타고 남동구나 연수구까지 가서 공항행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 지역 주민 5천명은 최근 인천시의회에 공항행 버스노선 신설을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불편 실태=현재 인천시내에서 영종도 인천공항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111번 좌석버스와 인천공항 리무진 등 2개 노선.

이 중 좌석버스는 남동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공항 여객터미널 구간을 하루 1백96회 운행한다.또 리무진은 송도비치호텔∼공항 여객터미널 간을 하루 48회 운행 중이다.

그러나 중 ·동구 지역과 아파트가 많은 인근 남구 용현 ·숭의동 등지에는 공항행 버스노선이 전혀 없다.

이 지역 주민들은 공항행 111번 버스나 리무진을 갈아타려고 시내버스나 경인전철 ·인천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공항버스를 타려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경우 중 ·동구에서 송도까지는 30분 정도,인천종합터미널까지는 40∼50분 정도가 각각 소요된다.

현재 중 ·동구 주민은 18만여명.이 중 하루 평균 1천명에 가까운 주민이 인천공항 출 ·퇴근 등에 노선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민 尹모(56 ·중구 인현동)씨는 “111번 좌석버스는 계양·부평구를 거쳐 돌아가기 때문에 갈아타는 시간까지 합하면 공항까지 가는데 보통 2시간 이상 걸린다”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출퇴근때 중구 동인천역이나 제물포역에서 공항 여객터미널까지 불법 운행하는 관광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특히 송도에서 출발하는 리무진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1회 승차요금이 좌석버스에 비해 1천∼2천원씩 더 비싸 한달 5만∼6만원씩의 교통비가 더 든다고 불평했다.

주민들은 인천공항에 일용직 직원 등으로 취업할 기회가 생겨도교통비와 출퇴근시간 부담으로 포기하는 사람이 꽤 있다고 덧붙였다.

◇주민 요구=주민들은 인천∼인천공항 버스 운행횟수가 인구 10만명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서울∼인천공항의 62.1%에 그친다며 노선 신설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노선 신설이 어려울 경우 현재 연수구 동춘동∼용현사거리∼숭의로터리∼동인천역∼송림로터리∼가정오거리∼부평역 사이를 운행중인 105번 좌석버스 노선을 연장해 공항배후지원단지∼화물터미널∼여객터미널까지 경유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인천시 입장=대중교통팀 관계자는 “현재 인천에서 공항을 오가는 노선 버스 이용객이 당초 예상에 못 미쳐 당장 노선 신설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또 105번 좌석버스 노선을 주민 요구대로 바꾸면 리무진 노선과 겹치게 된다고 말했다.

시는 “건설교통부가 공항 이용객 실태 분석을 진행중인 만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 결과가 나오는 대로 공항행 버스노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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