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최고 "장기적 국가비전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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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사진)은 9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변화와 전진', 그리고 여권의 '자성'을 역설했다. 차기 후보경선을 겨냥해 '40대 기수론'과 정보화 이미지를 강조해왔던 鄭위원이다.

민주당은 전.현직 대표가 원외인 탓에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 당시 득표순(한화갑-이인제-박상천-정동영 위원)에 따라 최고위원들이 번갈아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鄭위원은 이날 "2020년대 이후까지를 내다볼 수 있는 중장기 국가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미래비전위원회'를 만들자"고 말했다.

독일의회의 '도이칠란트 에어 노이에른'계획, 영국 정부의 '창조적 영국계획'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정보통신.생명공학과 더불어 환경공학.디지털 콘텐츠.나노기술 산업이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할 비전"이라고 주장했다.

鄭위원은 여야 공동의 '국가전략협의회'구성도 제안했다. "대선 때마다 우리 경제가 흔들렸는데 무언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재계.학계 인사들의 의견을 반영했다고 한다

집권 여당의 자성론도 비중있게 다뤘다. 그는 "여당의 한 사람으로서 머리 숙여 반성하고 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이용호 게이트'에 대해선 "정부.여당의 구성원들에게 혹시 도덕적 해이는 없었는지 반성과 함께 스스로 경계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낮췄다.

그러나 鄭위원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선 "의혹 부풀리기는 정치적 테러"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전날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총체적 위기론'을 주장한데 대해 "경제와 안보가 흥망의 기로에 섰던 것은 구(舊)정권 시절이었고, 지금은 기로를 벗어나 한단계 높은 발전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격했다.

이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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