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산의 생명 판화읽기] 여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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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9면

추석 연휴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제법 찬바람이 불고 이젠 옷깃을 여며야 할 가을이 들어와 있더군요. 그렇습니다.지난 여름의 무더위가 벌써 그립기까지 합니다. 고향을 찾아 떠나고 돌아오는 차량의 행렬이 떼지어 다니는 물고기와 같더군요.

북태평양의 연어도 지금쯤 고향을 찾아 돌아오고 있겠지요. 알류샨 열도 바다와 오츠크해의 추억을 안고서 말입니다. 그들도 이젠 생의 자연에, 순환에 몸을 맡기고 내일을 준비하겠지요. 출렁거리는 물길을 거슬러 올라와 고향 강물에 자신의 생명을 순하게 맡기겠지요. 강물이 흐르던 길을 멈추지 않듯이 그들도 결국 그렇게 순환의 길을 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매일 번갈아 해 뜨고 달 뜨는 것처럼 스스로 그렇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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