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9일 영수회담] 의제는 아프간 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김대중 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9일 오전 10시40분부터 영수회담을 한다. 지난 1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회담 의제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과 이에 따른 경제.민생문제로 국한돼 있다. 오홍근(吳弘根)청와대 대변인도 "미국사태로 인한 국내문제로 대화 범위를 정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다른 의제들은 이번에 논의할 성격이 아니며, 그럴 시간도 없다"는 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진념(陳稔)경제부총리.김동신(金東信)국방장관의 보고 후 진행될 회담에서 두 사람은 국내 경제위기.국민불안감 해소에 초당적으로 협력한다는데 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정국 현안에 대한 언급이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총재실 관계자는 "아무리 대화의 범위를 제한한다고 해도 국가 위기와 국민 불안감의 근본원인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이용호 게이트'등 권력형 비리와 국론 분열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수회담 일정이 갑자기 잡힌 데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말에 "청와대와 한나라당 간에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격 시점에 맞춰 영수회담을 열자'는 사전 조율이 있었다"고 전했다. 영수회담이 열리면 뭔가 국민을 안심시킬 합의문을 내놔야 하는데, 정국 현안에 대해서는 합의를 도출할 것이 별로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YS-JP의 회동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란 얘기도 있다.

한편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은 "하필 우리당 전당대회 날 영수회담을 하겠다는 의도가 도대체 뭐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