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날 대통령 표창 전주 신남순씨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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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돈이 많으면 물질적인 후원을 듬뿍 했을텐데 그럴 형편은 못돼 몸으로나마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었을 뿐입니다. "

5일 전북대 삼성문화관서 열린 '제 5회 노인의 날' 기념식장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신남순(80.전주시 인후동.사진)할머니.

신할머니는 매주 목요일 오전 9시면 집에서 10여분 거리인 인후동의 시립 노인복지회관으로 나간다.

빨간 앞치마를 두르고 무료 점심을 먹기 위해 모여든 3백여명의 동료 노인들에게 배식을 한다. 손이 모자라는 날은 반찬도 만들고 식당정리 등도 맡는다.

신할머니가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한 것은 6년전. 전주시가 큰 돈을 들여 시설 좋은 3층짜리 노인복지회관을 건립했지만 막상 이를 운영할 일손이 달린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다.

"처음에 식당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는 주변서 '노인이 무슨 식당 일이냐' 며 쳐다만 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했죠. 이제는 딸.며느리뻘되는 젊은 봉사자들이 '왕언니' 라며 잘 따라줍니다. "

신할머니의 봉사활동이 이 복지회관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매주 월요일이면 오전 8시에 어김없이 시내버스를 타고 중화산동 예수병원을 찾아가 환자복.침구류를 정리하는 봉사활동을 한다. 올해로 20년째다. 또 수요일에는 대학병원을 찾아가 똑같은 봉사활동을 펼친다. 신할머니는 "걸어 다닐 수 있는 한 봉사활동을 계속 하겠다" 고 말했다.

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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