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박세리 첫 날 공동선두 '굿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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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머리에 눌러쓴 모자가 날아갈 정도였다.

그러나 박세리(24)는 파워를 겸비한 정교한 샷으로 세찬 바람을 잠재웠다.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발레호의 히든브룩 골프장(파72.5천7백17m)에서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75만달러) 1라운드.

박세리는 2언더파 70타(버디 4개.보기 2개)로 도로시 델라신(미국)과 함께 공동선두로 나섰다.

페어웨이가 좁고 곳곳에 협곡이 입을 벌리고 있는 험준한 코스. 골프코스라기보다는 민둥산 계곡에서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에 가까웠다.

오죽하면 한국대표 자격으로 출전한 서아람(27)이 수차례 공을 해저드에 빠뜨리며 진땀을 흘렸을까.

그러나 박세리는 악조건 속에서도 같은 조에서 경기를 펼친 상금랭킹 1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힘과 세기에서 압도하며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갔다. 4번홀(파4.3백m)에서 2.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박선수는 5번홀(파5.4백91m)에서도 3온.1퍼트로 스코어를 줄였다.

최대 위기는 8번홀(파4.3백67m). 박선수는 두번째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 속에 빠뜨렸으나 침착하게 공을 빼낸 뒤 8m 거리의 내리막 퍼트를 성공시켜 파세이브에 성공했다.

10번홀(파4)에서 3온.2퍼트로 보기를 범해 주춤한 박선수는 15번홀(파3)과 16번홀(파5)에서 잇따라 버디를 잡아내며 리더보드 맨 위에 이름을 새겼다.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1m 거리의 파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한 것이 아쉬웠다. 박세리는 이날 종종 탄도가 낮게 깔리는 펀치샷을 구사하며 바람을 피해 나갔고, 퍼트수도 소렌스탐보다 7개나 적은 26개였다.

카리 웹(호주)은 이븐파 72타로 단독 6위, 소렌스탐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 7위를 달렸다.

김미현(24)은 2오버파 74타(버디 3개.보기 5개)로 줄리 잉크스터.도티 페퍼(이상 미국) 등과 함께 공동 9위에 머물렀다.

발레호=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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