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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커지는 '여운환 자금'… 금융계도 로비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여운환씨는 '이용호 게이트' 에서 도대체 얼마를 챙겨 어디에 썼을까.

呂씨와 이용호씨의 자금거래 내역을 뜯어보면 곧바로 생기는 의문이다.

呂씨의 측근 H씨가 李씨와 거래한 것까지 합치면 주고받은 돈이 무려 수백억원대.

이 중 呂씨에게 흘러들어간 상당액은 개인 사업 확장, 그리고 李씨 사건 무마를 위한 정.관계 로비에 쓰였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 새로 드러난 李-呂.H씨간 거래=李씨와 呂씨의 1백억원대 자금 거래 외에 李씨와의 거래사실이 새로 드러난 H씨의 경우 주변에 '呂씨의 자금 관리인' 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경찰청 관계자는 "1992년 呂씨가 수감되면서 같은 국제PJ파 출신의 H씨가 재산을 관리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H씨는 呂씨가 3년 임대로 운영 중인 광주 프라도호텔을 담보로 C은행에서 지난 1월 1백억원을 대출받기도 했다.

이런 관계를 들어 H씨가 李씨에게서 건네받은 어음 및 李씨 계열사 주식 수십억~수백억원 중 적지 않은 액수가 呂씨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광주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呂씨와 H씨가 함께 지역 사채 어음 시장을 장악해 이들의 돈을 쓰지 않는 업자가 없다" 며 이들이 함께 사채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로비는 없었나=李씨 사건 무마를 위한 정.관계 로비 의혹 외에 呂씨가 지난해 7월 李씨에게 받은 10억4천만원 중 상당액이 실제 로비자금으로 쓰였으리라는 것이 업계 추측이다.

삼애인더스 CB 발행 주간사는 지난해 7월 대우증권으로 결정됐다가 8월 한누리증권, 10월 KGI증권으로 넘어갔다. 석달새 주간사가 두번 바뀐 것이나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외자유치에 개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

이런 정황이 呂씨가 금감원이나 금융기관 고위임원, CB발행 등을 주선하는 사설 중개업체들에 로비를 했을 것이라는 주장의 배경이다.

◇ 부쩍 활발해진 사업확장=이같이 확보된 자금으로 呂씨는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고 주변에선 전한다.

특히 서울 강남의 D성인나이트클럽과 제주 G관광호텔을 대리인을 내세워 인수했다는 설이 최근 강남 일대 유흥업계에 돌고 있다.

D나이트클럽의 전신인 K타운을 운영했던 S씨는 지난해 3월 업소를 담보로 J씨 등에게서 10억원을 빌렸다가 빚을 제때 못갚아 같은 해 7월 J씨에게 소유권을 넘겼다고 말했다.

S씨는 "당시 J씨가 '呂씨가 뒤를 봐주고 있다' 고 과시했다" 라고 주장했다. J씨는 지난해 8월 경매를 통해 제주시내 G관광호텔(1급)을 42억원에 낙찰받았으며, 당시 인수업체인 H사에 呂씨의 부인 C씨가 감사로 등재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원배.손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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