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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전 '7m 도로' 5개월만에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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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 분당 주민들이 7m도로 공사 저지용으로 사용하던 컨테이너 박스를 토지공사 직원들이 18일 굴삭기 등 중장비를 동원해 들어내고 있다. 변선구 기자

경기도 분당 구미동~용인 죽전동을 잇는 7m 길이의 왕복 6차로가 18일 5개월여 만에 연결됐다. 한국토지공사는 이날 오전 7시10분쯤 경찰 10개 중대 1500여명과 용역회사 직원 800여명을 현장에 투입해 분당.죽전 주민 20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사를 재개, 오후 늦게 도로를 연결했다. 앞서 토지공사는 대형 기중기.굴착기.덤프트럭 등 각종 중장비 20여대를 동원, 분당 주민들의 농성.순찰장소로 쓰던 천막과 콘크리트가 타설된 컨테이너 등을 철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날 아침 도로공사를 강행한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도로현장 인근 대림.주공.하이츠아파트 주민 500여명은 오전 4~5시부터 몰려나와 현장에 폐가구.공사용자재 등을 쌓아 놓고 불을 지르며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려 했다. 일부 주민들은 분말 소화기를 경찰과 용역사 직원.토지공사 직원 등을 향해 발사하고 계란을 투척하며 항의했으나 공사를 저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 과정에서 분당 주민과 용역회사 직원들이 2~3시간 동안 밀고 밀리는 몸싸움을 벌여 양측에서 20여명이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로써 분당.죽전 주민들이 지난 5개월간 벌여온 '7m이음도로 분쟁'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분당 주민 대표들은 "당국이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행정을 편 만큼 도로 점거를 통한 차량 통행 저지는 물론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도로 사용 반대운동을 계속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혀 분쟁 후유증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그동안 사태를 중재해왔던 경기도는 전날인 17일 오후 토공 측에 "공사를 재개해 달라"고 요청했으며 성남시와 용인시에 "도로 연결 공사를 재개할 것"이라고 사전 통보했다.

경기도 김대호 광역교통기획단장은 "도로의 원만한 연결공사를 위해 주민들이 요구한 ▶우회도로 개설▶인근 지하차도 건설▶해당 미 개통구간 4차로로 축소 연결 등을 수용하기 위해 이날 새벽까지도 주민 대표들과 협상을 벌였지만 일부 주민들의 무리한 요구로 결국 결렬돼 아쉽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집회를 주도한 분당 주민들을 모두 소환조사한 뒤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특히 개통된 도로를 무단점유하거나 통행을 방해하는 주민들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한다는 입장이다.

문제의 분당~죽전간 도로는 분당 주민들의 저지로 미개통구간 7m를 남겨놓고 지난 6월 10일 공사가 중단됐다.

용인.분당=정찬민 기자 <chanmin@joongang.co.kr>
사진=변선구 기자 <sunnine@joongang.co.kr>

<분당 구미동 용인 죽전동 도로분쟁 일지>

▶6월 10일 토지공사 연결공사 시도, 성남시.주민 저지로 중단

▶6월 13일 성남시 불법 형질변경 등으로 토공 고발

▶7월 7일 죽전 주민들 도로 연결부분에 컨테이너 농성장 설치

토공 노조.시공사 주민 3명 고소

죽전 주민들 성남 시장 직무유기 등으로 고발

▶8월 5일 건설교통부 성남시 인가 없이 도로 연결 가능 유권해석

▶8월 6일 주민 성남 시장 토지공사 검찰에 고발

▶9월 11일 죽전동 주민 100명 대규모 집회

▶9월 16일 성남시 경기도 우회 지하차도 건설 조건 전제로 공사 재개 결정

▶9월 22일 성남시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

▶10월 1일 죽전 주민, 용인시의회 도로분쟁 부분에 컨테이너 및 농성장 설치

▶10월 15일 9개 죽전.분당 주민대표 도로분쟁 해결촉구 연대 결성

▶11월 1일 경기도가 성남시에 공사 재개 통보 및 장애물 철거 지시

▶11월 18일 도로 이음 공사 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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