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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5 재보선은 민심 가늠자" 여야 촉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오는 25일 치러질 서울 구로을.동대문을과 강원도 강릉의 국회의원 재.보선에 대한 여야 지도부의 관심이 예사롭지 않다. 선거의 승패가 각당 지도부의 존립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3일 "재.보선에서 패배하면 지도부 인책론과 당정 개편론의 분출로 한광옥(韓光玉)대표 체제가 출범 한달 만에 위기를 맞게 된다" 면서 "그 때부터는 차기 대선을 노리는 후보들의 움직임을 여권 수뇌부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도 " '이용호 게이트' 등 여권에 악재가 많아 초반의 불리한 국면을 딛고 야당에 유리한 상황으로 반전되고 있다" 면서 "그런데도 진다면 이회창(李會昌)총재의 리더십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 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이어서 선거전이 본격화하면 양당 지도부의 지원전도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과열.혼탁이 우려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나타난 재.보선의 가장 큰 변수는 이용호 게이트다.

9월 중순 구로을과 동대문을 공천자를 확정할 때만 해도 민주당이 우세했다고 한다. 그러던 것이 이용호 게이트가 본격화하면서 흐름이 달라졌다고 민주당과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전한다. 각 당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구로을의 경우 문화관광부 장관과 청와대 수석을 지낸 민주당 김한길 후보가 인지도면에서 한나라당 이승철(李承哲)후보를 앞섰다는 것은 양당 모두 인정하는 얘기다.

그러나 9월 말께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상황에 변화 조짐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현 정권의 실정(失政)에 등돌린 민심이 李후보로 돌고 있다" 고 주장한다. 자민련은 이 지역에 이홍배(李洪培)전 의원을 공천했는데, 인구 분포가 충청-호남-영남 순이어서 자민련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주목된다.

동대문을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민주당 허인회(許仁會)후보가 초기에는 앞섰지만 한나라당 홍준표(洪準杓)전 의원이 '여운환 수사 주역' 을 자처하면서 지지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자민련이 후보를 내지 않는 방식으로 한나라당과의 '제한적 공조' 가능성을 언급한 지역이 이곳이다.

김종혁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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