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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 코스 밟은 선수들 초반 두각 … 한국 골프계 판도 바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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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초반 국내 남녀 프로골프 투어는 국가대표 출신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20대 초반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남자는 김도훈과 강성훈이 생애 첫 승을 거뒀고 여자는 서희경의 독주 체제에 이보미(사진 왼쪽부터)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중앙포토]

국내 남녀 프로골프 투어의 판도가 확 바뀌고 있다. 29일 현재 한국프로골프투어(KGT)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상금 랭킹 톱5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의 얼굴을 살펴보면 그렇다.

물론 아직 시즌 초반이다. KGT는 4개 대회를 치렀고 KLPGA투어는 3개 대회를 끝마친 상태다. 각 투어의 ‘톱5’ 10명의 선수를 보면 10대부터 30대까지 얼굴도 다양하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국가대표상비군이었거나 국가대표 출신이라는 점이다.

KGT의 노승열(19·타이틀리스트)과 강성훈(23·신한은행)·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김도훈(21) 등과 KLPGA투어의 김보배(23·현대스위스저축은행), 유소연(20)·허윤경(20·이상 하이마트) 등 7명은 국가대표였다. 김보배는 한국은 아니지만 뉴질랜드 국가대표 출신이다. 김대현(22)과 서희경(24·하이트맥주)·이보미(22·하이마트)는 국가대표상비군을 거쳤다. 국내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은 이들이 각 투어의 전면에 나선 것이다.

◆강성훈-김도훈 전진 앞으로=KGT는 강성훈과 김도훈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2006년 아시안게임 골프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두 선수는 올해 나란히 생애 첫 승을 신고한 상태다. 프로 데뷔 이후 6차례나 2위에 머물러 지긋지긋한 ‘2위 징크스’에 시달렸던 강성훈은 지난 17일 유진투자증권오픈에서 꿈에 그리던 우승컵을 안았다. 김도훈은 강성훈보다 일주일 앞서 열린 국내 무대 개막전 토마토저축은행 오픈에서 투어 진출 2년 만에 무명의 꼬리표를 뗐다. 강성훈은 쇼트게임이 좋고 김도훈은 폭발적인 장타력이 장점이다.

3월 중국에서 열린 한·중투어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 1차 대회 우승 이후 “나도 국가대표 출신이다. 30대 나이의 선수도 우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던 김형태(통산 4승)는 올해 상금왕을 꿈꾸고 있다.

◆춘추전국시대로 치닫는 여자 무대=서희경의 독주가 예상됐던 무대다. 하지만 서희경을 견제할 상대가 부쩍 많아졌다. 초청 선수로 나갔던 3월 LPGA투어 KIA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또 하나의 ‘신데렐라 드라마’를 썼던 서희경.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국내 무대는 크게 요동쳤다. 이보미와 김보배의 등장이 그렇다.

이보미는 지난해 이미 넵스 마스터피스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그러나 이보미의 실력이 정상급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그런데 그가 달라졌다. 그는 올해 강력한 드라이브 샷을 무장한 채 돌아왔다. 평균 240야드 안팎이었던 드라이브 샷이 15야드 이상 늘어났다. 올 시즌 개막전인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선 내리막 지형이긴 하지만 무려 300야드에 가까운 장타를 선보이기도 했다.

새얼굴 김보배도 눈에 띈다. 강력한 우승후보 서희경을 제치고 지난 16일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프로 데뷔 5년 만이었다. 키 1m55cm로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가 240야드로 짧은 편이지만 쇼트게임이 뛰어나다. 여기에 유소연이 있다. 서희경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다. 이들은 서희경이 주춤하면 언제든지 덤벼들 태세를 갖추고 있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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