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계의 연구관리제도 선진화 기본방향에 대한 이준승(사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과학계가 제도에서부터 연구자 자신에 이르기까지 다 함께 변하지 않으면 연구생산성이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 연구개발(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부 R&D 투자의 기획에서부터 집행·관리·평가 등 각 단계가 선진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사후 평가에 너무 치중한다. 이보다 기획 단계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계획이 잘 서야 좋은 결과가 나온다.”
-민간기업의 R&D를 활성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업 스스로 할 수 있는 상품 개발에 정부 연구비를 직접 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투자는 문제가 있다. 연구비에 대한 세금 감면율을 현 3~6%에서 대만(30%), 캐나다(20%) 등의 수준으로 더 늘리는 것이 민간 기업의 연구 자생력을 높이고, 연구를 유인하는 효과가 크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지식경제부 등 부처마다 R&D 지원 제도를 선진화하겠다고 나선다.
“국가적 틀에서 종합적으로 다룰 문제다. 그러나 지금 각 부처는 자신들의 R&D 기능만을 강조한 공급자형 선진화를 하는 셈이다. 수요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 연구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세 가지만 들어줘도 R&D 지원제도는 확 바뀔 것이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각 부처의 안을 올려 국가가 나가야 할 방향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선진국 따라 하기를 그만두고 앞장설 수 있는 길이 있나.
“미국 과학재단의 평가 결과 364개 기술 중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인 것은 하나도 없었다. 선진국을 쫓아가기만 한 결과다. 앞으로 기초기술 개발에 국가 R&D의 무게를 실어야 한다. 연간 24만 명 이상 해외로 빠져나가는 고급 두뇌를 붙잡을 수 있는 제도 지원도 마련돼야 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