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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테마 파크 '도쿄 디즈니 씨' 개장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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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안데르센의 인어 공주는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바다에 몸을 던져 물거품이 됐다. 그렇다면 디즈니의 인어 공주는 어떨까. 왕자와 결혼해 예쁜 딸까지 낳고 오순도순 살고 있다.

걱정.고민.눈물은 없다. 오직 웃음과 해피 엔딩만이 존재하는 곳, 디즈니 랜드.

일본 도쿄 디즈니랜드의 새로운 개념 테마 파크 '도쿄 디즈니 씨' (http://www.tokyodisneyresort.co.jp)가 지난 4일 문을 열었다.

도쿄 디즈니 씨는 1983년 오픈한 도쿄 디즈니 랜드가 해마다 1천만명이 훨씬 넘는 방문객으로 포화상태에 이르러 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든 놀이공원. 미.일 합작이다.

4년여의 기획과 3년이 넘게 걸린 공사 끝에 월트 디즈니의 탄생 1백주년이 되는 올해 일반에 모습을 드러냈다.

놀이공원의 입구에 들어섰을 때 맨 처음 관람객의 눈을 사로잡는 것은 표면에 물이 흘러내리는 거대한 지구본 '아쿠아 스피어' . 도쿄만의 푸른 바다를 옆에 끼고 바다의 신화와 전설들을 바탕으로 꾸며진 상징물이다.

입구를 지나면 인공 바다를 중심으로 7개의 테마관이 눈앞에 펼쳐진다.

'지중해 항구' 와 '아메리칸 워터 프런트' 에서 낭만적인 남부 유럽의 항구와 20세기 초 뉴욕과 케이프 코트의 모습에 빠져 든다. '포트 디스커버리' 에서는 미래 항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잃어버린 델타강' 에서는 모험이 가득한 정글과 마주친다. '아라비안 코스트' 로 넘어가면 알라딘과 지니가 기다린다.

'언더 더 씨' 라는 노래가 울려 퍼지던 인어 공주의 바닷속 왕궁을 기억하는지. '인어공주 해변' 에 가면 만화 속 모습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어릴 적 숨죽이며 읽었던 '해저 2만리' . 인공 바다 한 가운데 위치한 거대한 화산섬인 '신비의 섬' 에서는 네모 선장의 숨결이 느껴진다.

'무엇을 가장 먼저 탈까' 고민 된다면 일단 잃어버린 델타강의 '인디애나 존스 어드벤처' 로 달려가자.

중앙 아메리카의 고대 피라미드 안에서 12인용 지프를 타고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끊어질 듯 위태로운 다리를 지나, 눈 앞으로 굴러오는 거대한 돌덩이를 아슬아슬하게 피하다 보면 손바닥은 어느새 흥건히 땀에 젖는다. 길게 늘어선 줄에 놀이기구가 슬슬 지겨워지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7개의 항구마다 분위기에 맞는 극장.기념품점.레스토랑이 옹기종기 꾸며져 있다.

공원 내의 돌 하나, 풀 한포기에서 세심한 손길이 느껴지는 완벽한 경관, 구석구석 마련된 쉴 공간과 다양한 볼거리는 '뒤집고 흔드는' 놀이기구 중심의 우리나라 테마 파크들과 차별되는 도쿄 디즈니 씨의 장점이다.

타는 것에만 정신이 팔려 메인 라이브 쇼인 '포르토 파라디소 원더 카니발' 을 놓치는 우(愚)를 범하지 말자. 디즈니 만화의 캐릭터들과 무용수 2백여명이 총 출동해 땅과 바다, 머리 위에서 40분 가까이 눈길을 뗄 수 없는 '환상의 쇼' 를 펼친다.

쇼가 끝나면 이제 다시 시작이다.

신비의 섬에 상륙해 '지구 중심으로의 여행' 을 떠나보자. 6인승 기구에 올라 타 화산속 깊숙이 내려가면 수정 동굴과 거대한 버섯의 숲, 빛을 뿜는 곤충들과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화산이 폭발해 언제 땅으로 튕겨져 나올지 모르니 방심은 금물.

어린 꼬마들과 함께라면 알록달록한 조명 아래 아기자기한 탈 거리가 있는 인어 공주 해변이 훌륭한 놀이터다. 연인과의 베니스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해선 지중해 항구에 곤돌라가 준비돼 있다. 인형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노래하고 춤추는 신밧드의 모험 역시 놓치고 가기에는 아까운 볼 거리다.

오후 8시50분.

화려한 불꽃이 밤 하늘에 펑펑 터지는 '디즈니 씨 심포니' 가 시작됐다. 눈이 부신 조명과 불꽃 아래 동화 속에서의 하루도 끝난다. 이제 현실로 돌아갈 시간이다.

◇ 여행 쪽지=여행사인 일본여행센터(http://www.jtc.co.kr)(02-774-4114)에서 판매하고 있는 '여자들의 동경여행' 상품으로 디즈니 씨를 둘러볼 수 있다. 3박4일 요금은 69만9천원이다.

도쿄=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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