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차관보급 이상 관료들 중국 현지서 '러닝 차이나'

중앙일보

입력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 배우기’에 팔을 걷어 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는 “오바마 행정부 고위급 인사들이 지난 한 주 동안 베이징(北京) 칭화(淸華)대에서 중국의 정치ㆍ경제ㆍ외교안보 등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학습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수료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칭화대가 올해부터 시작한 ‘미ㆍ중 정부 최고위급 글로벌 리더십 과정’ 에는 오바마 행정부 12개 부처 17명의 고위 인사들이 참가했다. 국방부ㆍ국토안보부ㆍ항공우주국(NASA)ㆍ보건부 등에서 온 차관보급 이상 고위 관료들이다. 이렇게 미 정부의 의사결정 라인에 있는 정부 인사들이 중국에 와서 중국 배우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G2(미국ㆍ중국)시대를 맞아 중국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라고 홍콩의 정치 분석가들은 풀이했다.

이 프로그램의 기획자 쑨저(孫哲)교수는 “1990년대부터 중국에선 미국의 하버드·조지타운대 등으로 시장급 이상 관료들을 파견해왔다”며 “미국 정부 인사들이 칭화대에 개설된 이 프로그램에 참가한 것은 건설적인 양국 관계 정립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년간 양국 정부의 협의를 거쳐 개설된 이 과정은 내년에도 미국 정부 인사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쑨 교수는 전했다.

수업은 철저히 토론식으로 진행됐다. 과정에 참가한 한 정부 인사는 “특정 커리큘럼에 얽매이지 않고 천안문 사태ㆍ티베트 문제ㆍ위안화 절상ㆍ중국위협론ㆍ경제개발 5개년 계획 등 다양한 주제를 놓고 끝장 토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는 “심도 깊은 토론을 통해 중국 정부의 구조와 작동방식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며 “정부간 대화에선 다가설 수 없는 수준의 토론이었다”고 말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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