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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대입수능] 영역별 출제 경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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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 2005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 치러진 17일 오전 서울 배화여고에서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고 있다. 김상선 기자

올 수능시험의 가장 큰 특징은 언어.외국어 영역은 예전처럼 범교과적 내용을 바탕으로 종합 능력을 요구한 반면 수리 등 나머지 영역은 개별 교과의 특성을 바탕으로 사고력 중심의 평가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는 모든 영역에서 통합교과형 문항이 많았다.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측정하기 위해 고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춰 문제를 낸다는 출제 기본방향에는 변함이 없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17일 "편중되거나 지엽적인 내용의 출제를 억제하고 시험 내용의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고교 교육 정상화에 도움이 되도록 했다"고 출제 방향을 밝혔다.

◆ 언어=지난해 수능보다 지문 길이가 짧아진 게 특징이다. 특히 문학 지문은 교과서 출제 비중이 컸다. 현대시는 '낡은 집'(이용악)과 '은행나무'(곽재구), 현대소설은 '메밀꽃 필 무렵'(이효석), 고전소설은 '최고운전'이 나왔다. 비문학 분야에선 ▶선거보도의 효과▶척추동물의 호흡계 진화과정▶판유리 생산 공정의 혁신 과정▶판소리의 이면 등 다양한 분야의 지문이 선보였다.

듣기의 경우 이야기.강연.인터뷰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유형이 대부분이었고 문항 자체도 사실적인 질문이 많아 수험생이 쉽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쓰기에선 학업 또는 실생활에서 종합적 사고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이 많이 출제됐다.

◆ 수리=교과서에 수록된 기본 계산능력이나 수학적 개념.원리.법칙의 이해를 확인하는 문제가 많이 나왔다. 지나치게 복잡한 계산을 요구하는 문제는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수학적 원리를 발견하고 논리적 추론을 통해 참 또는 거짓을 판별하는 능력과 증명을 이해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도 출제됐다.

특히 '소리의 세기'나 '초고령화 사회'와 같이 사회적 관심이 높은 실생활 문제를 수학적 개념과 방법을 이용해 해결하도록 하는 문제가 포함됐다. 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기 위해 고차적인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항이 일부 출제된 것도 특징이다.

◆ 외국어(영어)=심화.선택 과목에서 출제됨에 따라 어휘와 지문 수준이 약간 올라갔지만 빈도가 높은 어휘가 주로 나왔다. 듣기 평가는 대화 길이는 조금 길어졌으나 속도는 느려져 정답 찾기가 다소 수월했다. 말하기 문항은 대화나 담화를 듣고 상황에 가장 적절한 응답을 고르는 유형으로 나왔다.

문단 단위의 지문을 문장 단위로 요약하는 문제가 두 개 출제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중국의 한국어 열풍에 관한 내용 등 시사적인 문제도 다수 출제됐다. 9월 모의평가 때처럼 복잡한 도표 문제와 세트 문제는 나오지 않았다. 어휘 문제는 다소 생소한 형식으로 나왔으며 특히 단수.복수형의 의미 차이를 묻는 문제가 출제돼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느꼈다.

◆ 사회.과학탐구=사회탐구는 교육과정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요소들을 소재로 활용해 개념과 원리 이해, 가치 판단 및 의사결정 등의 평가 요소를 측정하는 문항이 나왔다. 특히 생활과 밀접한 내용이나 시사 문제를 활용한 유형의 문제가 많았다. 미디어 선거 운동에 대한 이해, 지구 온난화 현상에 대한 인식, 고구려사의 한국사 귀속의 당위성에 관한 사료 분석 등이 대표적인 예다.

과학탐구도 일상 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을 제시하고 이를 이해하고 분석하며 결론을 끌어내는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이 고르게 출제됐다. 개념의 이해와 적용을 요구하는 문제가 40% 정도 나왔다. 과학에서 실험이 중요한 점을 감안해 실제로 실험해 본 수험생이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 출제됐다.

김남중 기자 <njkim@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s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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