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 시나리오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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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특수부대 투입→공습→지상군 파병→탈레반 정권 와해→반 탈레반 조직을 토대로 유엔 등의 감독을 받는 과도정부 수립' .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1일 보도한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략과정 및 그 이후의 정치일정에 관한 시나리오다.

미국이 비행기 돌진테러 배후로 지목 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을 체포하거나 그를 지원한 혐의가 있는 탈레반 정권에 무력 보복을 하는 것을 넘어서 아프가니스탄에 아예 새로운 정권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신문은 워싱턴에 있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회원국 대사관이 본국에 보낸 전문을 통해 미국이 탈레반 정권 전복과 과도정부 수립에 대한 지지를 동맹국들에 종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이런 움직임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 해방전쟁' 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면서 이 계획에는 이탈리아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는 86세의 자히르 전 아프가니스탄 국왕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미국이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동시에 자히르 국왕이 지지세력들에게 탈레반 정권 타도를 위한 봉기를 촉구하고 반군인 북부동맹을 지원해 탈레반을 공격하도록 하는 다각적인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작전이 성공하면 미국으로서는 자국을 위협하는 테러범들의 주요 은신처를 없애는 동시에 서남아시아 이슬람권에 친서방 국가를 만드는 등 다목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디언은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과도정부를 수립하면 유엔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통해 감독을 하고 중국과 러시아 등도 이 과정에 적극적으로 통참토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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