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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덴 그룹' 작년 매출 50억달러 사우디 재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오사마 빈 라덴이 이번 테러 참사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그의 일가 친척들이 경영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라덴 그룹이 곤욕을 치르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19일 지난해 5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빈 라덴 그룹이 테러사건 이후 거래업체들과의 제휴가 끊기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빈 라덴 그룹은 예멘에서 이주한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 모하마드가 세운 회사다. 사우디 왕실의 전폭적 지원 아래 이슬람교 사원.도로.공항 등 국책 사업을 대량 수주하면서 급성장했다. 오사마와는 걸프전 당시 지분관계를 완전히 청산했으며, 지금은 빈 라덴가(家) 50여명의 친척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하지만 테러사건 이후 영국의 호출기회사 멀티톤은 그들의 사우디 판매대행 회사인 바우드통신이 빈 라덴그룹 계열사임을 확인하고 거래를 끊는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의 ABN암로 은행은 40%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우디 홀란디 은행이 빈 라덴그룹과 거래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빈 라덴그룹 대변인은 "우리 회사와 오사마와는 모든 관계를 청산했다" 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테러전문가들은 이 회사가 어떤 형태로든 오사마와 관련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 관계자도 오사마의 매부이자 이 회사 주주인 자말 칼리파가 지난해 미 해군전함 콜호(號) 테러의 주범인 아덴 무장조직을 지원해 왔으며, 이 조직은 이번 펜타곤 추락 항공기를 납치한 인물과도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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