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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재개장] 미 금리인하 증시 폭락 저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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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영업일 기준 닷새 만에 거래를 재개한 뉴욕 증시가 예상보다 좋은 출발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일단 10% 정도까지 떨어진 뒤 반등을 모색할 것" 이라고 내다봤지만 5% 정도의 하락으로 장을 시작했다. 무엇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개장 한시간 전에 금리를 0.5%포인트 전격 인하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지난 주말 급락한 데 이어 17일에도 하락세로 출발했던 유럽 각국의 증시는 뉴욕 증시의 출발이 좋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속속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시장의 안정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의 보복 공격이 늦어지면서 경제의 불확실성도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딕 체니 미 부통령은 "보복 작전이 수년에 걸쳐 진행될 수도 있다" 고 밝혔다. 전쟁의 장기화는 각국의 소비 심리를 위축시켜 경기 침체의 골을 깊게 할 소지가 크다.

◇ 전격적인 금리 인하=뉴욕 증시의 개장을 숨죽여 기다리던 월가의 전문가들은 개장에 앞서 FRB가 금리를 전격 인하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오는 10월 2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이전에 금리가 인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은 많았지만, 일단 17일 뉴욕 증시 개장 이후 주가 추이에 따라 이르면 이번주 안에 단행될 것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번 금리 인하는 전화 회의를 통해 이뤄져 군사작전을 방불케 했다. FRB는 성명에서 "금융시장이 정상을 회복할 때까지 비정상적일 정도로 많은 유동성을 계속 공급해 나가겠다" 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미국 정부와 FRB가 테러 사태 이후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그만큼 걱정하고 있다는 얘기도 된다. 전쟁의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을 수도 있다고 보고, 이를 가능한 한 차단하려는 노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문제는 기업 실적=시장이 근본적으로 안정되려면 기업 실적이 버텨줘야 한다. 하지만 이번 테러 쇼크로 산업 전반에 수익 악화 경고등이 다시 켜지고 있다.

포드자동차와 제너럴 일렉트릭(GE)은 테러 쇼크로 올 3분기와 4분기 실적이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고 공시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퍼스트콜 톰슨 파이낸스는 "4분기 미 기업들의 이익 감소폭 전망치를 당초 5%에서 15%로 늘려 잡는다" 고 16일 밝혔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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