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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항전태세] 탈레반 군 파키스탄 접경 배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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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보복공격 준비가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도 항전태세를 보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집권세력인 탈레반은 16일 파키스탄과의 국경지대를 향해 병력을 이동배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토르크햄을 비롯한 국경 주요지역에 대공포를 배치하고 아랍 무자헤딘 병력을 파키스탄쪽으로 전진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레반이 15일 "어떤 이웃 국가라도 미국의 군사공격에 협력할 경우 강력히 보복할 것" 이라고 밝힌 데 따른 조치로 분석된다.

탈레반은 이와 함께 카불에 주둔해온 아랍 및 파키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출신 민병대를 40㎞ 가량 남쪽으로 이동시켜 무자헤딘의 거점지역에 집중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드라툴라 자말 탈레반 정보장관은 "우리는 벙커와 군기지.비행장 등 주요시설을 요새화했다" 고 말했다. 파키스탄도 이에 맞서 국경지역에 대항병력을 배치, 줄곧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두 나라 국경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탈레반은 17일 오사마 빈 라덴의 신병을 인도하지 않으면 보복공격을 면하지 못할 것이란라는 미국의 최후통첩을 파키스탄 특사에게서 전달받았으나 신병인도를 거부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 지도자 모하마드 오마르는 "빈 라덴은 우리의 '손님' 이며 그를 인도하는 것은 이슬람 율법에 반한다" 는 입장을 지켜왔다. 오마르는 18일 성직자.학자 등 1천명이 참가하는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국민회의를 열어 대미 항전의 결의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비(非)이슬람권 언론기관으론 유일하게 CNN만이 탈레반의 허가를 받아내 카불에서 현지 소식을 전하고 있다.

예영준 기자.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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