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러응징 전운 고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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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와 워싱턴의 국방부 청사(펜타곤) 등 미국의 심장부에 동시 다발적 테러를 감행한 테러집단에 대해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강력한 응징을 다짐했다.

네브래스카주의 전략공군사령부를 거쳐 테러 발생 10시간 만에 워싱턴에 귀임한 부시 대통령은 대국민 성명에서 강한 분노를 표시하고 배후를 추적해 테러분자와 이들을 보호한 자를 구분하지 않고 단호히 응징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와 ABC방송이 11일 공동 실시한 긴급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94%가 이번 테러에 책임있는 집단.국가에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으며 전쟁을 초래하더라도 보복해야 한다는 의견이 80%를 넘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언론들은 과격 이슬람 테러리스트인 오사마 빈 라덴이 이번 테러의 배후가 확실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2일 행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빈 라덴이 이번 공격과 연관됐다는 확실한 증거를 미 정부가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CNN 방송은 12일 소식통을 인용, 빈 라덴의 측근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국제전화 통화에서 "두개의 목표물을 명중시켰다" 고 말한 것을 미 당국이 감청했다고 보도했다. 또 미 당국이 그의 혐의를 포착했다고 전했다.

미 보스턴 헤럴드지는 12일 매사추세츠주 당국이 훈련받은 조종사를 포함한 다섯명의 아랍인 용의자 신원을 확인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WTC 건물에 돌진한 납치 여객기에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로 발생한 희생자의 숫자는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으나 미 언론들은 뉴욕에서 1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에선 교민 40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본격적인 구조작업이 시작돼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생존자들이 발견되고 있으며 미국 사회는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미 연방항공국의 한 관계자는 12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3일 0시)부터 민간항공기의 운항재개를 허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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