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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래·김송 부부 "결혼식은 두 발로 설 수 있을 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11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에 자리잡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실.

지난달 22일 혼인신고를 마친 남성 듀엣 클론의 멤버 강원래(32)와 김송(29)부부(사진)가 모습을 드러냈다. 법적 부부가 된 후 사실상 첫 공식 외출이다. 강원래가 케이블 방송 m.net 주최로 동료 연예인들과 함께 모은 불우이웃돕기 성금 1천만원을 전달하는 자리였다.

"저처럼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돕는 자리라 흔쾌히 나왔어요. "

지난해 11월 교통사고 후 여전히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강원래는 얼굴은 수척했지만 표정은 무척 밝았다. 특유의 달변과 유머도 여전했다.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에 신방을 꾸렸다는 그는 김송과 함께 하는 생활이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늘 가까이 있던 사이지만, 역시 부부는 좋더라고 했다. 재활치료는 집에서 부부가 서로 도와가며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강원래의 입에서 이런 표현이 부담없이 나오는 걸까. "송이는 제 삶의 희망이자 전부예요. "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결혼식 얘기를 물어봤지만 그는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지금 결혼식을 올리면 예식장에서 너무 슬플 것 같아 미루고 있어요. "

그는 잠시 김송을 쳐다보더니 이렇게 덧붙였다.

"하지만 제가 일어설 수 있을 땐 반드시 웨딩드레스를 입혀줄 거예요. 그렇게 약속했어요. " 이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김송의 눈에 잠깐 이슬이 비쳤다.

가수에게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이 있을까. 그도 무대를 잃어버린 것이 가장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 앨범이 곧 나오리라는 일부 예측과 달리 그의 노래는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강원래는 현재 폐활량이 부족해 제대로 노래를 부르기 힘든 상태라고 한다. "얼렁뚱땅 노래를 부른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저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싫어요. 건강을 회복한 다음에 노래하고 싶어요. 하지만 반드시 무대에 다시 서겠다는 것만은 약속드릴게요. "

이제 가장이어서 그럴까. 강원래는 더욱 성숙해 보였다. 그리고 그에게는 평생의 반려자가 옆에 든든히 서 있었다. 그가, 아니 이 부부가 부르는 희망의 노래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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