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동네 25주년… 4천여명이 새삶 일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9면

"얻어먹을 수 있는 힘만 있어도 그것은 주님의 은총입니다. "

'없는 자(?)' 들의 천국인 충북 음성군 맹동면 인곡리 꽃동네(회장 申順根 신부)가 지난 8일로 문을 연 지 25주년을 맞았다. 이날 꽃동네 운동장에선 설립자 오웅진(吳雄鎭)신부를 비롯, 천주교 청주교구소속 신부.수녀와 자원봉사자, 후원자 등 2만5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꽃동네 25주년 기념식' 이 열렸다.

꽃동네는 1976년 9월 吳신부가 음성군 금왕읍 무극천주교회 주임신부로 부임해 최귀동(崔貴童.90년 71세로 사망)할아버지를 만나면서 시작됐다.

吳신부는 거동 못하는 부랑인들을 움막에 모은 뒤 걸식 등을 하면서 돌봐온 崔할아버지의 헌신적 사랑에 감동, 그해 11월 인근에 사랑의 집(움막)을 짓고 18명의 걸인들을 수용했다. 83년 9월 8일 현재의 맹동면 인곡리에 첫 건물이 완공됐고, 97년에는 '사랑의 연수원' 이, 99년에는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학이 각각 설립됐다.

설립자 吳신부는 지난해 회장직을 申신부에게 넘겼다.

현재 꽃동네에서 보호받고 있는 사람은 약 3천8백명. 부랑인.정신지체장애인.심신장애인.알콜중독자, 그리고 갈곳 없는 노인과 어린이들이다. 지금까지 꽃동네에서 치유돼 나간 이는 약 4천명. 이곳에서 숨진 사람도 3천여명이나 된다.

꽃동네는 1천명에 가까운 천주교 관계자를 중심으로 연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꾸려가고 있다. 운영비 대부분은 80여만 회원이 월 1천~2천원씩 내는 후원금.

한편 이날 기념식 후에는 정신요양원(연면적 8천6백㎡)과 아동보육시설(1천50㎡)준공식이 열렸다.

음성=안남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