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올 민간 ‘초미니 신도시’ 6만 가구 봇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4면

수도권 주택 수요자들은 올해 분양되는 도시개발사업지구의 아파트를 노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2007년 말 분양가상한제로 2년여 동안 막혔던 민간개발사업이 올해는 붐을 이루면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기 때문이다. 단지 규모가 웬만한 택지지구 못지않은 수천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이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실제 지난해 말 이후 경기도 용인 등에서 분양된 일부 대규모 민간 단지의 경우 순위 내 청약경쟁률은 높지 않았더라도 꾸준한 계약률을 보이고 있다. 과거처럼 분양가를 높게 받기 힘든 상황에서 분양가상한제로 가격 규제를 받더라도 사업성이 나쁘지 않다는 업체들의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대형업체들이 공을 들이는 사업장이 많아 품질과 브랜드를 갖춘 단지들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시개발사업 6만 가구 쏟아져=올해 분양계획이 잡힌 민간 도시개발사업장은 6만여 가구다. 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대림산업·포스코건설 등 대형 업체들의 참여가 눈에 띄고 2000가구가 넘는 대단지가 많다. 이들 단지는 대개 옛 공장부지나 나대지 등에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되는데 서울 접근성이 좋은 곳이 많다. 일부 단지는 주변에 신도시 등이 들어서 개발 후광효과도 기대된다. 남광토건·신동아건설·청구가 함께 개발하는 김포시 고촌지구(3884가구)는 인근에 한강신도시 개발이 한창이다.

SK건설이 조성하는 수원시 정자동 옛 SK케미컬 공장부지에 조성하는 3400여 가구는 광교신도시에서 멀지 않다. 이 회사 이종선 분양소장은 “SK건설에서 사업을 주도하는 사실상의 자체 사업이어서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도시개발사업도 공공택지처럼 개발계획에 따라 추진되기 때문에 도로·학교·공원 등 기반시설을 잘 갖춘다. 임대주택 건설 비율이나 주택 크기 규제가 적기 때문에 업체들은 고품질을 내세워 개성 있는 단지로 꾸미려고 한다. SK건설은 수원 정자동에 짓는 단지에 아파트와 함께 공원·근린상가·문화시설 등을 들인다. 한화건설이 짓는 수원시 권선구 오목지구(2030가구)는 유럽형 외관 디자인이 적용돼 고급스럽게 꾸며진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2007년 말과 2008년 초 대거 나온 민간 대단지들은 괜찮은 입지여건과 품질에도 불구하고 비싼 분양가 때문에 분양에 애를 먹었다. 업체들이 상한제를 피해 주변 시세 이상으로 분양가를 책정했기 때문이다. 이후 분양열기가 가라앉으면서 일부 단지는 장기 미분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나올 민간 단지들의 분양가는 그리 비싸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주변 아파트 매매가 이하로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이 수원시 신동지구에서 분양할 단지는 주변 시세와 비슷한 3.3㎡당 1300만원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아건설 등이 김포 고촌지구에서 내놓는 아파트도 주변 시세(3.3㎡당 평균 1000만원 선) 수준에서 결정될 것 같다. 업체들은 “주변의 오래된 아파트들과 분양가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며 “대단지의 새 아파트인 점을 감안하면 분양가 경쟁력이 높을 것”이라고 말한다. 민간 택지이나 상한제를 적용하므로 일정기간 분양권을 전매할 수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전매금지 기간은 과밀억제권역의 경우 전용 85㎡ 이하 3년, 85㎡ 초과 1년이다. 비과밀억제권역은 주택 크기에 관계없이 1년이다.

최현주 기자

◆도시개발사업=주로 민간이 도시지역 이외 30만㎡ 이상의 땅을 계획적인 대규모 주거지로 개발하는 사업을 말한다. 주택 외에 편의·기반시설도 들이기 때문에 공공택지 못지않게 편리한 생활여건을 갖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