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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동식 ICBM 곧 배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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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국이 미국 서부지역까지 사정권에 들어가는 이동식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 31호를 조기 배치할 것으로 보여 동북아시아 및 태평양 연안 지역의 군사력 구도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세차례 시험발사를 끝낸 둥펑 31호 미사일을 예상보다 이른 올 연말 안에 배치할 것이라고 워싱턴 타임스가 6일 복수의 국방.정보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워싱턴 타임스는 "미 정보기관은 중국군이 지난 7월 둥펑 31호를 갖춘 미사일 부대를 제2포병 산하에 처음으로 창설, 훈련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탐지했으며, 미 국방부는 이들 미사일이 올해 말까지 실전배치될 것으로 믿고 있다" 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또 "첩보위성으로 둥펑 31호와 발사대로 추정되는 물체가 열차에 실려 이동 중인 장면을 촬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부(CIA)의 존 E 맥로린 부국장은 지난달 21일 한 연설에서 "중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장거리 ICBM에만 의존하지 않고 이동식 ICBM을 개발해 배치하는 방향으로 미사일 전력을 현대화하고 있다" 고 말한 바 있다.

둥펑 31호의 사정거리는 8천㎞급으로 헤이룽장(黑龍江)성에 배치할 경우 미국 서해안의 시애틀까지 도달할 수 있다. 특히 이 미사일은 도로를 따라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미사일 발사기지에 대한 적의 선제공격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 한꺼번에 3~4개의 핵탄두를 동시에 장착할 수 있어 단일 탄두미사일에 비해 요격이 쉽지 않다.

중국은 둥펑 31호 배치에 이어 현재의 둥펑 5호 미사일을 대체하기 위해 사정거리를 1만2천㎞까지 늘린 둥펑 41호와 둥펑 31호를 개량, 잠수함에서 발사가 가능토록 한 쥐랑(巨浪)2호를 개발 중이다. 미국은 중국의 이같은 핵전력 증강에 맞서 미사일 방위체제(MD)의 명분을 강화하고 개발을 가속할 것으로 보여 자칫 동북아 지역의 군비확장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된다.

◇ 중국의 현재 핵전력=중국은 미국.러시아 등 핵강국에 비해 핵무기의 성능과 수량 모두 절대적 열세에 놓여 있어 미국의 견제를 무릅쓰고 핵전력 증강에 주력해왔다. 맥로린 부국장은 "2015년이 되면 중국의 전략 핵탄두 수가 지금의 수배가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동부 연안지역을 중심으로 20여기를 배치해두고 있는 둥펑 5호는 모두 고정식 ICBM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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