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뉴스-뉴욕포스트 제목표절 시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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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뉴욕=신중돈 특파원] 뉴욕의 대표적인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데일리 뉴스와 뉴욕 포스트 사이에 기사제목 표절 시비가 벌어지고 있다.

데일리 뉴스는 자사가 수년전 다룬 기사 제목을 뉴욕 포스트가 표절해 최근 1면에 실었다며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같은 표절 시비는 뉴욕 포스트가 지난달 27일 1면 머리기사로 현 뉴욕시 감사관으로 올 가을 뉴욕시장에 출마한 앨런 헤베시(민주당) 후보 관련 기사를 게재한 데서 비롯됐다.

포스트는 현 뉴욕시장인 루돌프 줄리아니(공화당)후보와 설전을 벌인 헤베시 감사관에 대해 판정패를 내렸다. 이와 함께 헤베시를 기저귀 차림의 우는 어린이 모습으로 분장시킨 채 제목을 '우는 아이(CRY BABY)' 라고 달았다.

이에 대해 데일리 뉴스는 자사가 1995년 뉴트 깅그리치(공화당)하원의장의 기사를 다룰 때 이미 쓴 것으로 엄연한 표절이라며 시정을 요구했다.

당시 빌 클린턴 대통령을 수행해 미공군 1호기에 탔던 깅그리치 전 의장은 클린턴 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뒷 좌석을 배정받았다. 데일리 뉴스는 이 때문에 심기가 불편한 깅그리치를 기저귀 찬 어린이의 심술스런 모습에 비유, '우는 아이' 라는 제목과 함께 1면톱 기사로 보도했다.

데일리 뉴스는 포스트의 기사가 나온 뒤 즉시 칼럼니스트 마이클 크래머를 동원, '도둑맞은 기사 제목' 쪽으로 논조를 몰고 갔다.

뿐만 아니라 뉴욕의 또 다른 타블로이드판 신문인 뉴욕 뉴스데이도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자사도 93년에 똑같은 제목을 달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당시 줄리아니 현 시장과 데이비드 딘킨스 전 시장 관련 기사에서 두명을 기저귀 차림으로 분장시킨 채 '두명의 어린이' 라는 제목을 달았다고 밝혔다.

포스트의 콜 앨런 편집국장은 호주에서도 밥 호크 호주 전 총리, 세계적인 테니스선수 피트 샘프러스 등의 기사를 '우는 아이' 라는 제목을 달아 보도한 적이 있다며 표절 시비는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웬만한 유명 인사는 '우는 아이' 라는 제목의 기사로 게재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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