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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치료 "한발 앞으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한때 간염을 일으키는 것으로 잘못 알려졌던 한 무독성 바이러스가 에이즈 질환 개선에 큰 도움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과 독일의 과학자들은 'GB 바이러스 C' 라는 미생물이 에이즈 환자의 사망률을 줄이고 면역시스템의 파괴를 지연시키며, 에이즈 치료제의 효과를 높인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이를 '뉴잉글랜드 메디컬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1996~2000년 독일 하노버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미처 항체가 생기지 않은 에이즈 환자의 사망률은 5%였으나 감염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40%에 이르렀다.

이 연구를 검토한 독일 면역학자 라인홀트 슈미트는 "예기치 못했던 일" 이라며 이번 발견을 반기면서 "에이즈에 이런 효력을 나타낸 미생물은 처음" 이라고 말했다. GB 바이러스를 잘 활용하면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GB 바이러스가 이런 효과를 나타내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간면역바이러스(HIV)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면역시스템이 HIV와 잘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에이즈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효과와 안전성을 더 살펴야 한다는 게 과학자들의 중론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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