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이 한줄] 『느림과 비움의 미학』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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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앎의 지극함에 이른 사람은 구태여 재물을 쌓아두고 감추지 않는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명예와 이익이 요즘 사람들의 배와 그물이다. 불잡을 수 없는 것을 붙잡으려 하지 말고, 감출 수 없는 것을 감추려 하지 마라. 재물의 울타리 속에 갇히면 마음에 족쇄를 채운 꼴이다.”

-장석주 시인이 동양고전 『장자』 읽기를 통해 마음의 고요를 얻게 된 자기 고백과 시대에 대한 통찰을 담은 에세이집 『느림과 비움의 미학』(푸르메, 376쪽, 1만5000원)에서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단지 나일뿐이다. 나만의 유일한 잠재력, 지평을 발견해야 한다. 내 삶을 살아야 하고, 나만의 고유한 죽음과 만나야 한다. 누구도 이것을 대신할 수 없다…물론 지상에서 우리가 부여받은 시간은 짧다. 하지만 그것이 기회인 것도 분명하다.”

-미국의 영문학자가 우리 영혼의 떨림이자 흔들림인 멜랑콜리가 행복 추구에 필수적임을 깨우쳐 주는 에세이집 『멜랑콜리 즐기기』(에릭 G. 윌슨 지음, 조우석 옮김, 세종서적, 254쪽, 1만2000원)에서

“미술이 제멋대로 일상의 사물들을 끌어다 썼으니 이제 사물들의 복수는 시간문제다. 사물들은 작가를 제쳐두고 저 혼자 미의 마술을 펼치고 있다. 자연과학까지 훌륭한 그래픽 기술을 내놓고 작가들이 질시 어린 시선을 붙든다…기지에 들어온 화물열찾, 쇼핑몰의 인파, 일광욕을 즐기는 해변의 행락객들 등 세상만물이 모두 미적 경험이 될 수 있다.”

-전시회 관람에서 현대미술 감상까지 비판적 안목으로 안내하고 속 빈 강정인 대중적 이벤트를 버리라고 조언하는 『미술관에 대해 궁금한 몇 가지』(크리스티안 제렌트 외 지음, 심희섭 옮김, 열대림, 248쪽, 1만3800원)에서

“인간으로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주 단순해요.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무엇과 이어져 있다는 느낌과 동정심, 자기 이야기를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이죠. 또는 건강, 가정, 자기 집 같은 것이겠죠. 우리 자신보다 큰 무엇과 하나가 되는 것이죠. 일 더하기 일은 삼이에요.”

-보다 평화롭게 사는 법을 모색하는 환경론자, 신학자, 심리학자 등의 이야기를 대화 형식으로 친근하게 담은 『작고 위대한 소리들』(데릭 젠슨 엮음, 이한중 옮김, 실천문학사, 296쪽, 1만2000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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