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온천마을팀 기적의 슈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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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일본 군마현에 있는 온천 도시 구사쓰(草津)의 축구팀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더 스파(The Spa) 구사쓰' 라는 JFL(전일본사회인리그.J2 아래 단계) 팀이 주인공이다. 구사쓰는 14일 오사카 나가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 4회전에서 J리그의 세레소 오사카를 2-1로 꺾었다. 이 대회는 일본의 FA컵대회다.

구사쓰는 후반 21분 일본 월드컵 대표 출신 모리시마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이내 두골을 뽑아냈다. 구사쓰의 다음 상대는 유상철.안정환이 뛰는 요코하마 마리노스다.

구사쓰는 2002년 창단했다. 그해 지역 리그에서 우승, 지난해 JFL에 참가했다. 올해 JFL 2위를 달리고 있어 J2 승격이 유력하다. 절반 이상이 J리그에서 뛰다 방출된 선수로 구성됐다. 오전에는 호텔이나 수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후에 모여 훈련한다.

3년 전 세레소 오사카에서 퇴출된 수비수 모미타니는 "정리해고됐던 사람들이 승리를 만들어냈다"며 감격했다.

반면 지난해 이 대회 준우승팀 오사카는 홈팬들의 호된 비난을 받았다. 최근 스페인의 마요르카로 이적이 결정된 올림픽 대표 출신 오쿠보는 "이적을 취소하라"는 야유에 시달렸다.

구사쓰처럼 JFL 소속인 '군마 FC'도 J리그 가시와 레이솔을 1-0으로 꺾고 5회전에 올랐다. 군마현의 두 팀이 '일본판 칼레(2000년 프랑스 FA컵 결승에 진출한 3부리그 팀)의 기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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