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결별 후 시나리오] 대선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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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앞으로 정치권은 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이 모두 칼끝 위를 걷는 상황이 올 것이다. "

민주당 이인제 최고위원은 2일 기자간담회에서 DJP 결별 이후의 여야 정치를 이렇게 전망했다.

정치권은 2여(與)분열이 차기 대선구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 JP 대망론 어떻게 되나=JP 대망론은 DJP연합에 YS(金泳三 전 대통령)의 지지를 덧붙인다는 게 핵심이었다. 그래서 2여 공조가 깨지면 실현 가능성이 작아진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역(충청도)이나 연령(70대)을 고려할 때 JP가 자력으로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자민련 관계자는 "만일 여권 공조가 붕괴되면 JP는 1990년의 3당 합당 때처럼 자신은 '킹 메이커' 로 남으면서 새로운 대선 후보를 찾으려고 할 확률이 크다" 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의 제휴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민주당과의 공조를 깬 JP가 민주당 후보를 밀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지방선거를 마치고 나면 완전히 새로운 상황이 되고, 이를 바탕으로 JP가 새로운 수를 놓을 것" 이라는 주장을 자민련측은 하고 있다.

JP 대망론의 기반인 자민련의 향후 모습에 대해서는 "의원들간의 유대감과 결속력이 강화될 것" 이라는 견해와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내년 초 대선정국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자민련 의원들 일부가 민주당.한나라당에 개별 흡수될 것" 이라는 주장이 교차하고 있다.

◇ 후보 조기가시화 가능성=공조가 파기되면 청와대의 정국장악력 약화는 불가피해진다. 여권의 관계자는 "이 파장이 민주당의 후보 조기 가시화 논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고 말했다.

예비주자들 가운데 "후보를 빨리 정해 소수정권의 약점을 정면돌파하자" 는 주장을 하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 경우 청와대는 이를 통제하기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선후보 조기 가시화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는 게 수도권 출신 한 재선의원의 관측이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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