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군부, 금강산 골프장 살펴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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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군복 차림의 북한 군부 관계자들이 22일 오후 금강산에 있는 아난티 골프장을 찾았다. 전날 남측 민간 소유의 부동산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 뒤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통일부와 현대아산에 따르면 현역 소장(우리의 준장)인 박임수 국방위원회 정책국장 등 군부 인사 6명을 포함한 북측 인사 10명은 18홀 규모의 골프코스를 다 돌아본 뒤 골프텔(숙박시설), 클럽하우스를 비롯한 부대시설도 방문했다. 남측 기업인 에머슨퍼시픽그룹이 운영하는 이 골프장은 장전항 일대 160만㎡에 지어졌다. 600억원을 들여 2008년 5월 완공됐지만 두 달 후 북한 경비병에 의한 남한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으로 관광이 중단돼 공식 개장하지 못했다.

북측 관계자들은 오전 현대 시설인 해금강호텔(바다에 뜬 선상호텔) 객실과 장전항 횟집, 가스충전소를 방문했다. 이들은 현대 측에 “금강산 지역 실태조사를 요해(파악)하러 왔다”며 “내일(23일)은 관광노정(코스)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부동산 동결 등 다른 위협적 언사는 없었다고 한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25~31일 금강산 내 남측 부동산을 조사해 이산가족면회소 등 정부와 한국관광공사 소유 5곳을 동결 조치했다.

◆MB에 “우리 존엄 모독 대가 치를 것”=북한의 인터넷 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2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 “우리의 존엄을 모독한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며 직접 맛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14일 밤 평양에서 벌어진 김일성 생일 축하 불꽃놀이에 대해 “백성이 어려운데 60억 들여 밤새 폭죽을 터트렸다. 정신 좀 차려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한 반응이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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