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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묻어나는 정선5일장 속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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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정선5일장 공연장에서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이 ‘정선아리랑’을 공연하고 있다. [정선군 제공]

17일 강원도 정선시장은 어깨를 부딪히며 걸어야 할 정도로 붐볐다. 열차 이외에 관광버스와 승용차를 이용한 관광객이 비슷한 시간대에 장터로 몰렸기 때문이었다. 관광객은 곰취와 달래·곤드레나물 등을 취급하는 가게에서 나물요리를 시식하고 산채를 샀다. 정선 특산물 황기와 장뇌 상점도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곤드레나물밥, 콧등치기국수 등 정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일부 식당은 밀려드는 관광객을 받기에 자리가 모자랐다.

정선군립아리랑예술단 단원이 구성진 가락의 ‘정선아리랑’을 부르고, 정선 매직빌리지 마술학교 최현우 마술사가 다양한 마술을 선보인 장터 공연장은 빈 자리가 없었다. 혼자 기차를 타고 왔다는 이근영(27·서울시 양천구 목동)씨는 “서울에서 보지 못한 장터풍경이 신기했다”며 “정선아리랑과 마술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정선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 정선5일장 관광이 본격 시작됐다.

17일 올해 두 번째 운행한 5일장 아리아리 열차에는 300여명의 관광객이 탑승했다. 장터 인근 공설운동장에는 10여대의 관광버스와 100여대의 승용차가 들어 찼으며, 장터 인근 골목길에도 주차행렬이 이어졌다. 정선군 관광진흥팀 심혜련씨는 “이날 5일장 관광객은 2000여명으로 추산된다”며 “산나물이 본격 출하되는 5월에는 시장에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많다”고 말했다.

정선군에 따르면 1999년 시작된 정선5일장 관광객은 그 해 6만3000여명을 시작으로 해마다 가파르게 늘어 지난해는 32만1000여명을 기록했다. 관광소득도 첫 해 27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85억원으로 증가했다. 5일 장날(2,7장)에는 장터의 상점과 노점 150개는 물론 인근 식당이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다. 40여 년간 산채를 취급했다는 윤춘자(69·여)씨는 “노점을 하다 지난해 가게를 얻었다”며 “단골이 생기는 등 장날이면 장사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선군은 올해 전선을 땅에 묻고 경관조명을 하는 등 장터 테마거리를 조성했다. 또 250㎡ 규모의 쉼터를 만들 계획이다. 정선군은 5월부터 봄, 여름, 가을 성수기에는 장날이 아닌 토요일에도 주말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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