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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TV 경찰24시' 방송 200회 맞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6면

한겨울 밤 히터마저 끈 자동차 안에서 매일 아홉 시간씩 잠복 근무. 5일째 되던 날 범인을 목격한다. 이어 경찰의 숨막히는 추격, 격투…. 결국 범인은 잡힌다. 스타카토로 끊어 이야기해야 할 정도로 호흡마저 가빠지는 실제 상황이 TV화면으로 생생히 전달된다.

경인방송(iTV)의 간판 프로그램 '리얼TV 경찰24시' (월 밤 11시20분)가 다음달 17일 방송 2백회를 맞는다. 햇수로는 4년째. 경인방송 프로그램 중 최고의 시청률(7~12%)을 자랑한다.

'…경찰24시' 는 지상파 방송 최초로 PD 한 명이 6㎜디지털 카메라로 기획.연출.촬영을 모두 책임지는 시스템을 도입해 화제를 모았었다. VJ(비디오 저널리스트)란 칭호를 최초로 얻은 다큐 전문 케이블 Q채널의 '아시아리포트' 제작 PD들이 경인방송으로 옮겨 만들었다.

이들의 실험이 성공을 거두자 다른 방송 프로그램에도 VJ를 활용한 프로그램이 수없이 생겨났다.

정해상PD를 팀장으로 정구익.오창희.이기철.손석범 PD가 각자 한 달에 한 편씩 프로그램을 만든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범죄나 경찰의 탐문수사를 소재로 실제 수사와 검거 현장을 따라다니며 카메라에 담는다. 연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검거에 실패했거나 사건의 실체가 방송에 내보내기에는 너무 엽기적이라는 이유로 방송된 것보다도 많은 2백여편이 사장되고 말았다.

제작과정에서도 잊지 못할 해프닝이 많다고 한다. 조직폭력배 검거 작전을 촬영하다가 PD가 다섯시간 동안 납치된 일, 경찰 두 명과 잠복 중에 범인이 예상보다 많아 한쪽 발로 범인을 짓누른 채 촬영해야 했던 일 등등.

사실 '…경찰24시' 는 사회의 어두운 면인 범죄를 소재로 하는 데다, 그것도 가감없이 실제 상황을 보여주다 보니 "이런 프로그램이 꼭 필요한가" 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받곤 한다.

이에 대해 정PD는 "요새 지상파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우리 사회의 실제 리얼리티와 방송이 보여주는 리얼리티 간에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고 반박했다.

또 그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VJ가 아마추어적으로 촬영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변질 된 게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VJ에게 6㎜ 카메라는 단순한 도구일 뿐이라고 한다. 피사체와의 거리를 더욱 좁혀 그들의 진실한 일상을 담아내기 위해서는 작가정신이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경찰24시' 는 방송 4주년이 되는 10월 15일에 그동안 다뤘던 범죄자가 수감생활을 통해 얼마나 교화되었는지를 다루는 특집을 내보낼 계획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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