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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립 유치원 교육여건 개선 시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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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초등학교에 설치돼 있는 공립(병설)유치원 교사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 ·중 ·고에 대한 교육여건 개선은 활발히 추진중이지만 교사들의 계속된 지적에도 공립유치원의 여건은 여전히 열악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교육청 홈페이지 등에는 여건 개선을 바라는 교사들의 불만이 요즘 봇물을 이루고 있다.

대구지역 공립유치원은 모두 82곳 1백7학급(원생 2천8백73명).

학급은 3세반 20명,4세반 30명,5세반 35명,혼합반 30명으로 짜여 있다.학급당 원생은 서울 ·부산 등 전국 15개 시 ·도 중 중간 정도.

그러나 담당교사는 학급당 1명인 1백7명에 지나지 않는다.그나마 80여명은 임용고사를 거친 정교사지만 20여명은 1년 단위로 계약하는 기간제교사(강사)다.

사립유치원이 보통 학급당 정교사 1명에 1∼2명의 보조교사를 배치하는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인원이다.

교사들은 “원생들이 어려 초등생보다 손길이 더 필요하다”며 “학급별로,또는 1∼2개 학급을 묶어 자원봉사자 ·실습생 ·강사 등 보조교사 1명을 추가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4개반을 운영중인 D초교 병설유치원 김수연(金壽蓮 ·44)원감은 “교사 1명으로는 원생들의 대소변·현장견학 ·간식시간 ·공작놀이 뒷바라지 등에 어려움이 많다”며 “교사 증원을 통해 학급당 인원을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사들은 또 정부가 오후수업이 있는 일부 종일반 원생들에게 유아교육진흥법에 명시된 급식비를 지원하지 않자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초등생에게 한끼당 2백원씩 지원하고 있다.

초등교 유휴교실을 사용,급식대 ·화장실 등 시설이용에 불편이 많고 원생 정서에 맞지 않아 건물신축 등의 요구도 많은 편이다.

지난 6월말 정부가 발표한 ‘공 ·사립 유치원과 어린이집 수업료 면제계획’은 더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내년부터 읍 ·면지역,2003년 중소도시,2004년 대도시의 만5세 유치원생들에게 수업료를 면제하면 공립유치원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는 것.

교사들은 “이 계획이 시행되면 어느 학부모가 교육여건이 열악한 공립유치원에 자녀를 보내겠느냐”며 진정서 등을 통해 개선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국공립유치원연합회 대구지회 이덕주(李德珠 ·41)회장은 “공립유치원의 교육 내실화를 위해 교사증원 ·시설개선 ·급식비와 차량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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