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더 침체 안되게 통화정책 운용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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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23일 한국능률협회 초청강연에서 "경기침체가 더 심화되거나 지속되지 않게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 고 밝혔다.

全총재는 이날 "세계경제가 상승국면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경제만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하는 것은 어렵다" 고 말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에 주름살을 주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연간 성장률로 현재 4%대로 추정된다.

그는 "세계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상태지만 저금리는 기업의 금융부담을 덜고 수익성 악화를 막아 기업이 향후 투자여력을 비축하는데 기여한다" 고 설명했다. 또 저금리는 이자소득 생활자의 소득을 줄게 하지만 대출금리도 떨어뜨려 개인 채무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 그만큼 소비를 늘리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全총재는 저금리로 인한 이자소득 생활자의 소득감소 문제에 대해 "노령층에 대한 비과세저축 한도를 늘리고 이자소득세를 줄이는 등 보완책이 필요하다" 며 "장기적으로 퇴직금 제도를 연금제도로 바꿔야 한다" 고 주장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일부 (부실)대기업의 처리가 경기회복의 핵심사안이므로 이를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며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저금리 혜택을 볼 수 없을 것" 이라고 말했다.

全총재는 또 환율.국제유가가 안정돼 있고, 경기도 둔화돼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부동산 가격이 물가를 자극할 정도로 지나치게 오르면 단기적인 규제정책으로 투기를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 고 지적했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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