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가를 공산당 품에" 중국 당헌장에 명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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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중국 공산당은 지난 주말 폐막된 베이다이허(北戴河)회의에서 장쩌민(江澤民)주석의 3개 대표론을 내년 가을에 개최되는 제16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3개 대표론은 당이 ▶선진 생산력▶선진 문화▶광대 인민의 근본 이익을 대표한다는 개념이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22일 "사영 기업주 등 중국의 자본가들도 공산당 품에 안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3개 대표론을 당장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함에 따라 올해 시작된 중국 공산당의 명칭 변경 검토작업이 힘을 얻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베이다이허 회의에서는 자본가들도 끌어안는 3개 대표론이 과연 공산당의 노선인가에 대해 격렬한 토론이 벌어졌다.

반대파 인사에는 덩리췬(鄧力群)등 보수파뿐 아니라 일부 당 원로들도 가세해 江주석의 입장이 난처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대파들은 "자본가들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벌이에 몰두,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 고 지적하며 자본가의 입당에 강력한 반대 의사를 개진했다.

그러나 江주석의 3개 대표론을 지지하고 있는 대다수 중국 지도층은 "사영 기업이 중국 경제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공헌 등을 직시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또 "3개 대표론은 덩샤오핑(鄧小平)이론 등을 창조적으로 계승.발전시킨 것" 이라고 지적, 이를 관철시켰다는 것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江주석의 이론은 현재 중국 이론계로부터 사회주의의 특색을 잘 부각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자본가의 입당이 최종 결정됨에 따라 현재 후진타오(胡錦濤)와 江주석의 측근 쩡칭훙(曾慶紅)의 지도 아래 있는 공산당 개명 연구 소조도 서구와 같이 자본가를 당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 민주당' 으로 변신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과거 자본가들을 당원으로 포함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공산당을 '전민당(全民黨)' 으로 개명하는 작업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도 중국 원로 공산당원들이 '60세 이상의 노당원들이 모두 사망해야 개명작업이 가능할 것' 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시하고 있어 그리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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