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공신 프로젝트] 공부 개조 클리닉 참가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서울 상경중 3 윤혜준양
무작정 책상 앞 지키기보다 매일 목표 정해 공부량 나누길

2% 추구형

윤혜준(서울 상경중 3)양은 공부 욕심이 크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공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중학교 1~2학년 내내 평균 90점 이상, 전교 50등 이내를 유지했지만 시험을 볼 때마다 성적의 등락이 심했다. 점수가 떨어지면 ‘내가 공부를 너무 안 해서’라는 생각이 든다. 혜준이는 “부족한 2%를 채워 최상위권이 되고 싶다”며 중앙일보가 진행하는 공부 개조 컨설팅을 신청했다.

프로젝트팀은 혜준이의 학습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검사를 실시했다. 혜준이는 주위 친구들과 자신을 비교하다 보니 다소 위축된 상태였다. 중계 에듀플렉스 이승우 수석부원장은 “유엔에서 일하고 싶다는 장래 희망을 꾸준히 떠올리며 학습의 원동력으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또 “교과서 중심으로 매일 복습한다는 원칙을 지키면 불안함을 줄일 수 있다”고 처방했다.

혜준이는 자신의 실천·집중·인내력에 대해서도 낮은 점수를 줬다. “공부 계획을 세워도 자꾸 미뤄지고 결국 벼락치기 공부를 하게 돼요.” 이 부원장은 “불안한 마음에 오랜 시간 책상 앞에 앉아있기는 하지만 효율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이 부원장의 조언에 따라 혜준이는 학습계획을 다시 세웠다. 가로축에는 날짜와 그날 공부할 수 있는 총 시간을 적는다. 세로축에는 공부해야 할 과목들과 해당 교재들을 쓴다. 매일 어느 과목을 얼마만큼 공부할지에 따라 해당 칸에 구체적인 학습 분량, 목표를 표시한다. 일주일 단위로 밀린 공부·과제를 해결할 시간도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이 부원장은 “무엇보다 공부한 내용을 무조건 암기부터 하려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평소 복습할 땐 내용을 읽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우선이라는 것. 그런 다음 문제 풀이를 통해 개념을 확인한다. 시험이 다가오면 철저한 암기를 통해 성적을 끌어올린다.

“잠이 너무 많아 걱정”이라는 혜준이에게 대학생 멘토 김수민(23·고려대 기계공학과 4)씨가 해결책을 제시했다. 김씨는 “나도 잠이 많아 고교 때도 낮잠 1시간, 밤에 6시간 이상 잤다”며 “대신 맑은 정신으로 집중해 공부하고 수업을 더 열심히 들었다”고 말했다. 이 부원장은 어머니 강숙희(44)씨에게 “생활 태도에 대한 잔소리는 뚜렷한 이유가 있는 꾸중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준다”며 “시간 활용에 대해 자유를 주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씨는 “평소 아이와 자주 다투던 부분들을 짚어주니 그동안의 생활을 되돌아보게 됐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혜준이는 “조언을 열심히 따라 해 이번 중간고사에는 반드시 성적을 올리겠다”고 다짐했다.

대전 갑천중 1 신유진양

의욕이 앞서 허점이 많군요
밑줄 치며 두 번씩 풀어보세요

98% 만족형

신유진(대전 갑천중 1)양은 항상 자신감이 넘친다. 성격이 활달해 친구가 많고 늘 긍정적이다. 학원이나 과외를 한 번도 받은 적 없지만 초등학교 시험에서 평균 95점 정도는 받아오곤 했다. 하지만 덜렁거리는 성격 때문에 문제 풀이에서 실수하거나 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할 때가 많았다. 유진이는 “중학교에 올라와 첫 중간고사를 치르려니 공부 방법을 몰라 막막하다”고 말했다.

유진이는 자기주도학습 진단 검사 결과 ‘자기 효능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학습 능력보다도 스스로를 다소 높게 평가하는 경향도 보였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부의식이나 현실인식 부분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둔산 에듀플렉스 이진숙 학습매니저는 “자존감이 높은 학생의 경우 승부의식을 자극해주면 금방 효과가 나타난다”고 말했다. 대신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다.

이 매니저는 “대학 캠퍼스를 함께 방문해 보거나 희망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만나보는 경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생 멘토 박준(충남대 수의예과 2)씨는 “고1이 되면서 수의사로 진로를 정하고 나니 구체적인 목표가 생겨 성적이 급상승했다”고 경험담을 들려줬다.

어머니 임혜순(47)씨는 “평소 유진이에게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 주라’는 잔소리를 많이 한다”고 털어놨다. 시험을 본 후 “잘 봤다”고 자신만만하지만 계산 실수나 문제를 잘못 읽어 정작 성적은 낮게 나오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매니저는 유진이에게 “문제를 두 번씩 풀 것”을 권장했다. 평소 공부할 때 문제에 연필로 표시하며 한 번 풀고, 이후 색연필을 들고 다시 한 번 풀어보는 식이다. 문제에서 ‘틀린 것’ ‘모두’와 같이 주의 깊게 읽어야 하는 부분에는 밑줄·동그라미 등으로 표시하며 푸는 것도 방법이다. 시험을 볼 때에도 문제를 푼 다음 답을 그냥 제출하지 말고 반드시 검토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이 매니저는 “개념 이해 위주로 공부 방법을 바꾸고 사고력을 요구하는 어려운 문제도 접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호기심이 많은 성격이므로 책만 가지고 공부하는 것보다는 참고서·책·인터넷 등 여러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유진이는 “마음 같아서는 반에서 2~3등 안에 들고 싶지만 일단은 평균 90점 이상 받는 걸 목표로 하겠다”며 “첫 시험이라 걱정되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최은혜 기자

2% 추구형의 내신 대비법

조급해하거나 맹목적으로 공부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끈기가 부족한 경우 시험 기간만은 부모님과 행동규칙을 정해 시간관리를 하는 것이 좋다. 계획에 따라 행동하게 되면 학생 스스로 절제된 생활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① 스스로 녹음해서 반복해 듣기

시험에 나올 만한 내용을 정리해 녹음해보자. 자투리 시간이나 등·하교 시간에 반복해서 들으면 좋다. 핵심만 간추려서 녹음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첫 글자 따기

조선시대 역대 왕을 ‘태정태세문단세’로 외우는 것과 같은 방법이다. 단순 암기에 적절하다. 단, 내용을 이해하고 공부한 다음이라야 문제를 풀 때 적용할 수 있다.

③ 취침 전 20분 활용하기

잠들기 직전에 공부한 내용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자기 전 20~30분을 이용하면 공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④ 9시간 이내에 복습하기

어떤 내용을 처음 공부한 직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기억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9시간 이내에 복습을 해두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98% 만족형의 내신 대비법

‘어느 정도만 공부하면 된다’는 낙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예·복습을 잘 하지 않거나 숙제는 잘 하지만 그 이상의 공부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것이 부족한 편이다.

① 설명하고 가르쳐보기

본인의 실제 학습량보다 더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하기 쉽다. 정작 배운 내용을 백지에 쓰라고 하면 제대로 적지 못한다. 시험에 나올 법한 내용을 친구나 자신에게 설명해보자.

② 유사점과 차이점 찾기

유사점과 차이점을 찾으면 좀 더 암기하기 쉽다. ‘에탄올과 메탄올은 둘 다 알코올의 한 종류지만 에탄올은 마시는 술에 들어 있는 것이고 메탄올은 공업용이라 독약이 된다’는 식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③ 이야기로 만들기

싫증을 잘 내는 편이므로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이 좋다. 외워야 할 단어들을 연관된 순서에 따라 이야기로 만들어보자.

④ 온몸을 이용해서 외우기

영어 단어를 입으로만 중얼중얼 외우는 것보다 손을 함께 쓰면서 외우는 것이 좋다. 시각·청각·촉각이 모두 동원돼 암기 효과가 커진다.

※도움말= 에듀플렉스 이병훈 이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