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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 위기에서 빛나는 ‘미국 벤처’를 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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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IT업체들과 함께 IAA에 동참한 벤처투자 회사들은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지역을 근거지로 주로 에너지·IT·바이오 분야에 활발하게 투자해 왔다. 각사에 소속된 벤처투자 전문가들의 업력을 합하면 총 3000년 이상 될 정도니까 ‘투자의 달인’ 집단으로 보면 된다.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굴지의 IT기업들이 이들의 손을 거쳐갔다.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벤처투자가로 일컬어지는 팀 드래퍼와 스티브 주벳슨의 경우 스카이프·오버추어·바이두·핫메일 등을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인스티튜셔널 벤처 파트너스(Institutional Venture Partners)’는 지난해 트위터에 투자하면서 유명세를 톡톡히 치렀다.

이 밖에 눈에 띄는 회사로는 1970년대부터 많은 포트폴리오 기업을 성공시킨 KPCB(Kleiner Perkins Caufield & Byers)다. 존 도어라는 벤처투자 전문가가 일하는데, 이미 세계 굴지의 인터넷 기업이 된 구글·아마존·시만텍 등에 창업 초기부터 투자를 주도했다. 그 한 사람의 손을 거쳐간 회사에서 창출된 신규 일자리를 헤아리면 총 15만 개가 넘는다고 한다. 그는 1974년 당시 반도체 중소업체였던 인텔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8080 마이크로 프로세서의 탄생을 목격하게 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었다”고 술회한 바 있다. 존 도어는 이후 80년부터 IT 분야의 선도적 투자가로 활약했다. 구글의 에릭 슈미트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최고의 임원”이라고 에둘러 칭찬했고,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CEO는 “존은 바로 인터넷의 중심 그 자체”라고 표현했다.

이처럼 벤처업체로 출발해 실리콘밸리 신화를 창조한 대표 IT기업들이 IAA에 참여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설 태세다. 신입사원 채용을 두 배로 늘리는 데 동참한 17개 기업 중에는 인텔을 비롯해 어도비·시스코·델·이베이·EMC·구글·HP·마이크로소프트·야후 같은 쟁쟁한 글로벌 기업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이들이 어려운 미국 경제의 회복과 사회 공헌에 모범이 되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IT 분야의 성장이 국가 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사례여서 반갑기도 하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hs.lee@i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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