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한 - 이란 ‘무기 커넥션’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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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란의 무기 커넥션은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이 한 계기가 됐다. 이란은 이라크로부터 스커드미사일 공격을 받자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북한을 찾았다. 이란은 83년 북한과 미사일 협력협정을 체결해 북한에 자금을 대는 대신 미사일과 개발 기술을 제공받기로 했다. 이란은 87년 이래 북한으로부터 개량형 스커드미사일 100기 이상을 들여와 대이라크 전쟁에 사용했다. 북한은 이란에서 탄도미사일 발사 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란의 샤하브-3 미사일과 북한의 노동미사일(사거리 1200㎞)은 사실상 동일 기종이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미사일은 이란의 샤하브-5와 같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은 시리아 등에도 미사일과 그 기술을 확산시켜 왔다. 중동 지역에서 탄도미사일 확산의 중심고리인 셈이다.

북한·이란의 수중 무기 협력은 이번 천안함 사건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의 항공모함이나 이지스함도 두 나라의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94년 중국으로부터 도입한 사출형 기뢰를 북한에서 들여온 유고급 잠수정에 장착했다는 게 국제 무기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북한은 2007∼2009년 이란에 유고급 잠수정과 제작기술, 반잠수정 등을 공급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도 사출형 기뢰를 보유했을 것이라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란은 2006년 4월 미국의 이지스함을 격침시킬 수 있는 최신형 어뢰를 개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제 VA-111과 유사한 어뢰는 수중 속도가 시속 413㎞(초속 115m)라고 한다. 함정이나 잠수정이 피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중동 쪽 해역을 맡고 있는 미 5함대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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