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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 입국 007 극비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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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입국 하루 전인 11일. 대회를 주관하는 한국 쪽 관계자들은 우즈가 누구와 동행할 건지, 정확히 몇 시에 제주공항에 도착할 건지를 몰랐다. 우즈가 12일 중 입국해 오후 7시에 롯데호텔(중문 소재)에서 기자회견을 한다는 걸 빼고는 모든 게 비밀이고 보안이다. 우즈의 매니저인 마크 스타인버그가 "사생활"이라며 함구하고 있다. 우즈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IMG코리아도, 대회 마케팅과 세부사항을 조율하는 세마마케팅도, 우즈의 주 스폰서인 나이키도 모른다.

극도로 사생활의 노출을 꺼리는 우즈의 성격 때문이다. 지난달 8일 비밀 결혼을 할 때도 서인도제도의 외딴 섬 바베이도스에서 리조트 전체를 빌리고 항공 사진촬영이 불가능하도록 섬 안의 헬리콥터를 모두 예약했었다. 그는 스킨스쿠버를 즐기는 이유를 "물고기는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고 대답할 정도다.

IMG 코리아는 "상업 비행기를 이용한다면 비행 스케줄을 통해 언제 누구와 오는지가 파악되지만 전용기를 타고 오니 전혀 알 수 없다. 현재로선 이륙시간은 물론 출발지가 미국 서부인지 동부인지조차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IMG는 한국시간으로 12일 오전에 떠나 오후 5시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이키 코리아는 "마케팅 행사 때문에 우즈의 매니저에게 부인(엘린 노르데그렌)이 동행하는지 물어봤다가 '상관할 바 아니다'라는 싸늘한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달 "우즈의 새 신부가 동행한다"고 발표했던 세마마케팅도 최근엔 "알 수 없다"며 답답한 표정이다. 우즈가 묵게 될 롯데호텔에서도 "누가 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어떻게 귀빈을 맞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 한다. 롯데호텔은 우즈 부부를 위해 우즈의 생일이 있는 12월에 가장 자태가 화려한 먼나무의 기념식수를 준비했다가 취소했다. 우즈 일행을 위해 방을 몇 개 배정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태다.

웬만한 미프로골프협회(PGA) 선수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우즈의 전담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는 이번에 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최 측은 다른 캐디가 대신 올 것인지, 아니면 여기서 별도의 캐디를 대기시켜야 할 건지를 모르고 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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