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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 승조원 뇌진탕 뒤 익사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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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천안함 침몰로 숨진 승조원 대부분은 넘어지거나 선체 벽에 부딪혀 뇌진탕으로 실신한 뒤 익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나왔다.

16일 천안함 사망자 가족들에 따르면 함미에서 수습한 희생자 시신 중 상당수는 뇌진탕 흔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안에 참여한 한 가족은 “머리에 상처가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배가 두 동강 날 때 뇌진탕으로 정신을 잃은 뒤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손톱이 멀쩡한 것으로 봐서 침몰 과정에서 몸부림을 칠 경황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유족은 “머리 뒤에 송곳이 들어갈 정도의 구멍이 났고 종아리에 찢긴 상처가 있었지만 시신은 비교적 양호했다”고 전했다. 다른 유족은 “외상도 없고 부러진 데도 없이 깨끗해 보였다. 허리에 난 긁힌 자국과 허벅지의 타박상 빼고는 비교적 온전했다”고 말했다.

이들 유족은 희생자들이 폭발 당시 충격으로 뇌진탕을 입고 바로 의식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함미 후타실, 기관부 침실 등에서 수습된 시신은 대부분 머리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 외에 신체의 다른 부분은 비교적 깨끗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가족들은 부검을 하지 않았지만 희생자들의 결정적인 사망 원인은 익사로 보고 있다.

해군 2함대 사령부 관계자는 “검안 결과 일부를 제외하고 시신은 별로 훼손되지 않은 상태였다”며 “유족 뜻에 따르겠지만 현재로선 부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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