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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A 무장해제 가능성 북아일랜드 평화 '파란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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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영국계 신교도.아일랜드계 구교도 주민 대표가 동수로 참여한 북아일랜드 공동 자치정부가 출범 2년 만에 좌초하는 사태를 극적으로 피할 수 있을 것인가.

BBC 등 영국 언론들은 7일 구교계 군사조직인 아일랜드공화군(IRA)이 무장 해제의 뜻을 6일 밝혀 1999년초 출범한 자치정부가 붕괴 위기를 모면할 수 있는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98년 5월 '굿 프라이데이 평화협정' 에 따라 IRA를 포함한 모든 협상 당사자들은 올 6월말까지 무장을 해제해야 했지만 IRA가 약속이행을 미뤄 평화과정엔 차질이 빚어져왔다.

◇ "IRA 무장해제 계획 제시" 〓IRA의 무장 해제를 감시해온 국제무장해제위원회의 존 드 샤스텔렝 위원장은 "IRA가 보유 무기를 '사용권 밖에 두기 위한 만족스러운 계획' 을 제시했다" 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인 무장해제 시기.절차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수의 당사자들은 IRA측의 이번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신교계 얼스터 연합당(UUP)의 데이비드 트림블 당수는 IRA조치를 환영하면서 "약속대로 곧바로 무장 해제에 돌입하라" 고 촉구했다.

IRA의 정치조직으로 구교계인 신페인당의 제리 애덤스 당수는 "엄청나게 역사적인 돌파구" 라며 IRA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신교계도 성의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평화협상의 2차 당사자격인 아일랜드와 영국 정부도 각각 긍정적 논평을 냈다.

◇ 낙관은 일러=IRA가 신교계의 영향력 하에 놓여 있는 경찰 개혁을 무장 해제의 조건으로 막판에 들고 나올 경우 사태는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이 경우 지난달 1일 IRA의 무장 해제 거부에 반발, 자치정부 제1장관직(총리격)에서 사퇴한 UUP의 트림블 당수가 자치정부 설립법에 규정된 장관직 복귀 시한(사퇴 후 6주째인 오는 12일)을 넘기는 상황이 발생, 평화과정에 큰 타격을 준다는 것도 문제다.

이 법은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으면 자치정부는 자동 해산된다' 고 규정, 평화협정이 휴지조각이 되고 신.구교간 유혈 분쟁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5일 사이에 보일 IRA의 태도에 따라 북아일랜드 평화는 중대 기로에 설 전망이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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