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육상] 加 디컴 1위보다 빛난 '부상 투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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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지난 4일(한국시간) 제8회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마라톤 결승점인 캐나다 에드먼턴의 커먼웰스 스타디움. 개막식 도중 40여명의 남자 마라톤 주자들이 속속 골인지점에 들어온 뒤 브루스 디컨(34.캐나다)이 고통스런 표정을 지으며 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다.

관중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성으로 그를 응원했고 디컨은 쓰러질듯 쓰러질듯 하면서도 결국 완주에 성공, 골인직후 그 자리에 쓰러졌다.

46위(2시간30분22초). 초라한 성적이지만 할리드 하누치(미국).조세파트 키프로노(케냐).이봉주(한국)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중도 포기한 레이스였기에 그의 완주는 빛났다. 지난달 훈련 도중 왼쪽 무릎을 다쳤던 디컨은 진통제를 맞으면서 출전을 감행했다.

"솔직히 출전을 포기하고 싶었다" 고 고백한 그는 "(캐나다)대표팀의 고참인 내가 빠지면 출전 경험이 적은 다른 선수들이 흔들린다" 며 출전했다.

캐나다는 출전 선수 모두가 4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현지 언론은 "디컨을 비롯, 전원 완주에 성공한 캐나다가 이번 마라톤의 진정한 승자" 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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