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 '내유외강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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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철강업체들이 기업이미지 쇄신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딱딱한 기업 이미지를 벗고 기간업체로서의 역할을 알리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처음으로 방송광고를 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생태전시관을 세우는 업체도 있다. 중소 협력업체의 인력을 가르칠 계획을 세운 곳도 있다. 또 해외업체와의 협력을 늘리고 중국시장 진출에 경쟁적으로 나서는 등 '글로벌 경영기반'도 다지고 있다.

◆ 기업가치 높이는 홍보활동=동국제강은 이달 초부터 창립 후 처음으로 방송광고를 하고 있다. '철을 새롭게'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이 광고는 고철을 녹여 새 철을 만드는 환경친화적인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처음으로 각 대학을 돌며 취업설명회를 열어 인재 유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철강 산업은 국가 기반산업이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첨단 산업"이라며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홍보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선도 철강업체로서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고 있다. 2000년에 선보인 '철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광고 문구가 철강 산업의 역할을 알리는 데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고 최근에는 200여개의 농촌마을과 자매결연한 일을 광고 안에 넣었다. 중소기업 지원에도 나섰다. 내년 1월부터 사내 인재개발원에서 협력회사 직원들에게 정보기술(IT).외국어를 가르칠 예정이다.

INI스틸은 '환경생태 경영'을 새 경영 이념으로 내세워 관련 단체나 행사의 지원을 늘리고 있다. 또 다음달엔 회사 안에 생태 전시관을 세운다.

◆ 중국 생산거점 확대=중국 내 18개 법인을 운영 중인 포스코는 지난달 쑤저우(蘇州)에 자동차강판복합가공센터를 완공했다. 이 공장은 자동차용 강판재를 가공해 중국 내 자동차회사에 공급한다. 동국제강의 계열사인 유니온스틸은 중국 장인(江陰)시에 철강재 표면처리 공장을 건설했다. 이들은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을 겨냥한 생산거점이다. 포스코경영연구소 이대우 수석연구원은 "중국 내 자동차 시장 규모(444만대)는 이미 국내 시장 규모(330만대)를 넘어섰고 앞으로도 매년 30% 이상 고성장할 것"이라며 "일본.유럽 등 대형 철강회사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현지 생산설비 확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세계 철강업체의 대형화 추세에 맞춰 해외 철강업체들과의 교류도 활발하다. 동국제강은 지난달 말 중국 고로철강업체인 사강그룹과 연간 60만t의 철강재(슬래브) 공급 계약을 했다.

포스코는 신일본제철과 중국 바오산강철 등과 공동으로 광석 조립법 등의 기술을 개발 중이다. 동부제강과 동국제강은 최근 방한한 일본 JFE의 경영진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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