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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CIA 테닛국장과 매우 친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재임 6개월이 지난 요즘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이 지남철처럼 밀착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 수뇌부가 CIA 보고를 중시하는 데다 부시 대통령과 조지 테닛 CIA 국장간의 관계가 매우 친밀하기 때문이다.

부시 대통령이 CIA를 대하는 태도는 전임 빌 클린턴 대통령과는 확실히 비교된다.

29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클린턴도 CIA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해 매일 보고서를 읽기는 했다. 그러나 국장과 고위 간부들이 대통령을 대면하는 정보브리핑은 클린턴의 바쁜 스케줄에 밀리기 일쑤였다.

클린턴 정부 초기의 CIA 국장이었던 제임스 울시는 "국가안보회의 회의를 제외하고 내가 대통령을 만나는 일은 거의 없었다" 고 증언한다.

부시는 완전히 다르다. 우선 부시 집무실에서는 매일 아침 CIA 정보브리핑이 열린다.

먼저 고위 담당관들이 10~15분 정도 세계 군사.안보 정세를 비롯한 정보를 설명한다.

그 다음에는 부시 대통령, 딕 체니 부통령, 콘돌리자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이 테닛 국장 또는 존 맥로린 부국장과 함께 브리핑 내용을 분석한다.

부시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휴가를 보내면서도 몇차례 테닛 국장을 불렀고 해외로 나갈 때도 CIA 고위 관리를 대동하기 시작했다.

해외 방문시 백악관 정보브리핑이 없는 대신 정보보고서가 암호로 바뀌어 대통령에게 전송된다고 한다.

워싱턴 포스트는 부시와 테닛의 친밀도를 읽을 수 있는 일화를 소개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워싱턴을 방문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와 만났을 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협상 진전은 몇 마일은 아니라도 몇 인치 정도는 이뤄졌다" 고 했는데 '인치' 라는 표현은 테닛 국장이 중동협상의 진전을 언급할 때 자주 쓰는 용어라는 것이다.

상원의원 보좌관과 국가안보회의 간부를 지낸 테닛 국장은 원래 클린턴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그를 아들인 부시 대통령에게 천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그 덕분에 테닛은 클린턴 행정부의 핵심 인사 중 유일하게 부시호(號)에 승선하게 됐다.

테닛 국장 시절인 1999년 CIA 본부건물이 CIA 국장을 지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이름을 따 '조지 부시 센터' 로 명명되기도 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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