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중 산업활동 동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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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6월 중 산업활동 동향은 세계 경기의 침체로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그나마 내수가 경기가 급랭하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민간 경제연구소는 최소한 3분기, 늦으면 4분기까지 수출 감소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앞으로 경제가 무리없이 활기를 되찾느냐 여부는 세계 경제의 회복이 수출 증가로 이어질 때까지 내수가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 내수로 버틸 수밖에 없다=수출 비중이 큰 반도체 생산이 지난 6월 물량 기준으로 16%나 감소했다. 5월까진 반도체 가격이 떨어져도 물량은 늘어났는데, 이제는 가격하락과 물량감소가 함께 나타난 것이다. 여기에 산업 전체의 재고 증가율은 5월 18.3%에서 6월에 15.3%로 줄어든 데 비해 반도체는 아직도 재고가 지난해 6월보다 1백10%나 늘어 재고조정이 시작조차 안 됐다.

대신 휴대폰 출하가 지난해 6월보다 1백50% 늘었고, 자동차 판매도 25.8% 증가했다.

이에 따라 내수용 소비재 출하가 13.4% 늘어난 것으로 경기를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차지하는 서비스업이 호조를 보이는 점도 내수가 어느 정도 살아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또 건축허가면적이 51% 늘면서 경기 선행지표를 플러스(+)로 돌렸는데, 통계청은 "재건축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다" 면서 판단을 뒤로 미뤘다.

◇ 경기 바닥이 보인다=통상 재고조정이 6~9개월 이어지면 경기가 바닥권에 진입한 것으로 본다. 6월에 재고 증가율이 낮아진 것이 일시적 현상인지, 재고조정의 시작인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6월에 재고조정이 시작된 것이라면 내년 초 경기가 나아진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면서 "선행지수만으로 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이후 경기가 호전될 수도 있다" 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또 4분기 이후에는 지표상으로는 상대적으로 좋아진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지난해 9월 반도체 수출이 26억달러에 도달한 뒤 10월 이후 급격히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올 10월부터는 지표상으로 수출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SK증권 오상훈 리서치센터팀장은 "경제지표가 현 상태에서 더 나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며 "재고조정과 내수증가가 이어지면 올 4분기부터는 경기호전 신호가 나타날 것" 이라고 전망했다.

송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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